보령시와 보령축협이 장소와 시설물을 제공해 대천해수욕장 머드광장에서 지난 20일 열었던 ‘2017 충남 좋은 가축품평회 및 축산인 한마음대회’는 성공한 대회였다. 별반 사고나 탈 없이 잘 끝났다. 그러나 향후 발전을 위한 개선점은 꽤 있어 보인다. 우선 마당은 넓은데 사람이 적어서 ‘헐렁헐렁’해 보였다. 준비하느라 공들인 것과 노력에 비해 노는 시간과 시설물 활용 효율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조합장선거 때문에 무자격 조합원을 좀 많이 줄여 놨나. 조합원 수가 반 토막 난 조합이 여럿 있다.

이 대회가 정말 지역에 사는 축산농가를 아우르고 그들이 하루를 실컷 즐기게 하는 위안잔치라는 취지와 목적이 있다면 구태여 정규 조합원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준조합원과 퇴임 조합원 및 그 가족들도 다 같이 참여케 하면 더 좋겠다는 지적이 나온다. 먹고, 마시고, 즐겁게 하루 놀자는 건데 엄격한 자격제한이 필요하겠느냐는 거다. 일리가 있어 보인다. 어차피 돈 들여서 텐트치고 버스 동원해서 사람을 모이게 할 거라면 좀 더 대회 규모를 키움직 하다는 거다.

다음으로는 일반축협 아닌 품목조합의 조합원 농가들도 동참케 하면 좋겠다는거다. 양돈 양계 우유조합들은 매년 조합 당 300만원씩 찬조금만 낼 뿐 조합원 참여는 없다. 그냥 조합장들만 개회식에 얼굴 내밀고 축하 인사를 나누는 정도. 그러지 말고 품목조합을 2~3곳 묶어서 한 팀을 이루더라도 줄다리기 등 단체운동도 하고, 각종 행사프로그램에 동참해 같이 웃고 즐기는 행사로 승화시켜야 한다고들 말했다. 그래야 명실 공히 충남축산인 한마음 대회가된다는 거다. 지금은 반쪽 절름발이다. 일반만 있고 품목은 없다.

또 있다. 진행과 운영상의 문제이다. 우선 개회식을 더욱 압축해야 한다. VIP 축사, 격려사 이런 것은 과감히 삭제해도 된다. 실제 요즈음 행사가 이런 추세로 흘러간다. 참석 농가들이 더 많이 놀고 참여할 수 있는 시간과 종목을 찾아줘야 한다는 것. 기지시 섶줄다리기에는 수천명 군중이 다 함께 줄잡고 즐거워할 수 있어서 수도권에서도 많이 내려와 즐기는 큰 행사로 정착했다. 보령 머드축제는 세계화를 이끌어 냈다. 축산인대회도 제한된 인력과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겠지만 발상의 전환만은 필요해 보인다.

홍보 전략도 수정돼야 한다. 다른 지역들 행사와 품평회처럼 그 일정을 널리 알려야 한다. 조합직원들의 개별적인 전화 통보를 받는 사람만 알게 하지 말고 일반 축산농가들이 다 알도록 홍보·광고 하자는 거다. 청양고추축제를 반면교사로 삼으면 어떨까. 지난 8~10일 열렸던 ‘제18회 청양고추·구기자 축제에서는 전야제 때 가수 조항조, 남진이 와서 열창하는 바람에 청양군민과 참석시민들이 모두 일어나서 덩실덩실 춤추고 합창하며 웃고 울고 난리였다. 너무들 행복해 했다. 북적거리고 즐거워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들어 줘야한다. 하나가 되자는 한마음대회다. 10년 전 파일을 그대로 쓸 것인가, 아니면 시대상에 맞게 바꿔서 충남축산인들의 자긍심을 더 높여주고 더욱 신나는 대회가 되게 할 것인가. 재고 해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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