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동물복지 축산에 대한 시각

박유신 기자l승인2017.12.04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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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 축산관련 토론회에서 한 연사가 기존의 우리나라 동물복지 축산정책은 실패했다고 단언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유인 즉슨 산란계를 시초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가 시행된 2012년 이후 2013년 돼지, 2014년 육계, 2015년 한육우, 젖소, 염소, 2016년 오리 등으로 순차적으로 대상 축종은 늘었지만 정작 산란계와 육계를 제외하곤 인증을 받은 농가가 거의 없어서였다.

실제 농림축산검역본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을 받은 농가는 총 141농가로 이중 산란계가 94농가, 육계가 26농가였다. 돼지와 젖소가 각각 13농가, 8농가였고 한육우와 오리 등은 아직까지 인증사례가 없다.

그럼에도 동물복지 축산은 어느새 우리나라 축산정책에 있어 소위 대세가 됐다. 특히 동물복지 축산의 요구는 외부적인 영향보다는 내부적인 영향이 컸다. AI(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등 악성 가축질병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밀식사육의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된바 있으며, 얼마전에는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축산업에 있어 근본적으로 사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의 질타가 있었다.

이런 이유로 농림축산식품부도 기존 수익성 위주의 축산을 동물복지형으로 축산의 패러다임을 전환키로 하고 내년부터 가금류에 있어 EU기준의 동물복지형 축사를 의무화하기로 했고 2025년까지 기존 축산농가에 대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OIE(국제수역사무국)가 국제적 아젠다로 동물복지를 논의중이며, EU가 국가 정책적으로 동물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미국도 비록 동물보호단체의 압력이긴 하지만 자발적으로 동물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동물복지 축산은 이미 전 세계가 추구하는 지향점이 된 것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특정 축종 중심, 그것도 극히 일부 농가만 참여하고 있는 동물복지 축산을 어떻게 연착륙시킬 것이냐이다. 일단 지금처럼 국가 주도의 정책추진이 소비자의 신뢰 정착에서나 국가 책임론, 기존 유기축산 등에 대한 지침이 확립돼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본다. 자칫 민간 주도시 복지수준이 각기 상이하고 인증에 대한 신뢰도 떨어질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다만 가장 높고 강화된 수준의 EU 기준을 외형만보고 무분별하게 따르기보다 우리나라 축산의 현실에 맞는 동물복지 축산정책이 마련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원-헬스’ 개념의 사람, 동물, 생태계 등 모두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축산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박유신 기자  yusinya@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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