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준비’와 ‘실행’의 온도차

박유신 기자l승인2018.05.1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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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우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가 점차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와 한우업계간의 느끼는 온도차가 심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전국한우협회는 지난달 중순 내년도 사업예산에 ‘미경산우 비육사업’을 반영해 줄 것을 농림축산식품부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우협회는 암소 사육의향의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암소 도축률이 해마다 감소, 내년 이후에는 한우고기 공급이 과잉될 것이란 우려가 있어 한우농가들 스스로가 미경산우 비육사업을 통해 직접 공급과잉을 대비하겠다며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한우 사육마릿수가 3월 현재 277만마리로 지난해보다 1.3% 증가했고 이중 가임암소 마릿수는 134만3000마리로 지난해보다 1.7%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농협경제지주 축산지원부가 이력제 자료를 토대로 연도말 사육마릿수를 추정한 결과 송아지 생산 보다 도축마릿수가 적을 것으로 보여 오는 12월에는 지난해보다 3.8%가 증가한 294만마리로 전망했다. 지금보다 17만마리 가량 많은 숫자다.

이처럼 한우 사육마릿수의 증가가 예상되면서 한우업계가 사전에 수급조절에 나설 것임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정확하지 않은 수치와 우려 때문에 사전에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힘들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이유를 예상하자면 과거 2012년 당시 한우 사육마릿수가 306만마리를 넘어서면서 초래된 한우파동으로 어느덧 수급불균형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300만마리로 인식되고 있음을 꼽을 수 있다.

사실 통계적으로 당시 300만마리와 지금의 300만마리는 차이가 있다. 그때는 통계청이 표본집단을 통해 집계한 자체 조사결과였다. 이에 실제 사육마릿수와 통계청 자료가 20만~30만마리 가량 차이가 발생했었다. 반면 지금은 통계조사 방식이 소 이력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성이 크게 높아졌다.

결국 2012년 한우파동 당시 사육마릿수는 실제로 320만~330만마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280만마리 상태에서 정부가 미리부터 수급조절에 나서는 것은 시기상조라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지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여기에 소규모 한우농가의 폐업이 이어지면서 번식기반이 악화된 상황에서 급격한 사육마릿수 증가는 힘들 것이며, 한우가격도 현재 일정수준 유지되고 있고 소비자들이 제 값에 한우고기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측면도 농식품부가 쉽게 결정 못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한우업계와 정부 모두 이유는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행 시기가 언제냐 보다는 안정적인 한우산업 유지를 위해선 중장기적으로 한우 수급을 안정화 시킬 수 있는 준비를 해 둬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런 사전 준비 없이 문제에 직면해서야 허둥대는 과거의 모습은 이제는 없어지길 기대한다.

 

 


박유신 기자  yusinya@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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