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취재 차 천안의 한 낙농목장을 방문했다. 성공적인 승계로 2세가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었다. 2세 승계로 고민이 많은 요즘, 그들 부자에게서 가장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목장승계의 성공노하우를 찾아냈다.

아들은 아버지를 존경하고, 아들의 의사결정을 아버지는 존중한다는 것. 이것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명제였다.

최근 축산농가의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도시생활자이던 2세들이 목장에 들어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착유’라는 강도 높은 노동과 ‘납유와 쿼터’라는 복잡한 이익구조를 가지고 있는 낙농목장에서는 종종 아버지와 자식간의 갈등이 야기되곤 한다. 쿼터를 분배해 원유대금을 분할·지급토록 해달라는 소송이 있는가 하면, 제대로 된 월급을 받지 못해 목장을 나갔다는 소식도 듣는다.

이러한 갈등을 겪는 승계목장들에게 천안의 부자는 명쾌한 해답을 준다. 아버지를 가장 좋은 스승이자 모든 것을 상의할 수 있는 선배라 생각하는 아들은 작은 결정에서도 아버지를 존경하며 상의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지식과 정보를 갖고 성실하게 목장을 늘려나가는 아들을 보며 아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믿고 있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이들 부자는 목장의 문제가 생길 때 마다 가장 든든한 지원군으로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에서 ‘아들과 아버지’를 넘어 ‘사업 파트너’로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보였다.

승계작업에서는 부모와 자식이기 전에 ‘사업 파트너’로 서로를 인식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사업파트너로서 서로에 대한 존중 위에 승계가 이뤄져야 보다 전문적이고 발전적인 대한민국 축산업의 미래가 펼쳐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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