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급변하는 소비지, 더디기만한 산지

최상희 기자l승인2018.06.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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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프리미엄 마트를 표방하고, 서울 강남에 진출한 롯데마트 서초점. 롯데마트는 신규점을 내면서 대형마트의 ‘대용량 저가상품’이라는 전통적인 상품전략을 과감히 탈피하고, 소용량 신선식품과 간편식 비중을 대폭 늘리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이는 최근 1인 가구 급증과 HMR(가정간편식)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한데 따른 것이다.

매장 한 면에는 롯데마트 자체 HMR 브랜드인 ‘요리하다’코너를 마련해 데우거나 볶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각양각색의 HMR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CJ제일제당, SPC삼립, 아워홈 등 각 식품회사들이 앞다퉈 내놓고 있는 HMR 상품을 전면적으로 배치해 놓았다. 또 볶음용, 찌개용 등 요리하기 편하게 용도별로 손질된 채소 코너를 대폭 확대했다. 뿐만아니라 즉석에서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코너와 소비자 편의 차원의 무인계산대도 대폭 확대했다. 언뜻보기에도 원물 상태의 과일이나 채소를 판매하는 코너는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해도 확연히 축소됐다. 

롯데마트의 이같은 시도는 제대로 적중했다. 오픈 한 달 만에 25만명이 다녀가는 기록을 보였으며 방문객과 매출액이 동반성장했다. 롯데마트는 추가 오픈하는 매장에도 이같은 상품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대형 소비지의 이같은 변화는 비단 롯데마트만이 아니다. 이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대다수 대형마트는 물론 백화점과 온라인 몰 등 각 분야에서 다양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국내 HMR시장은 2016년 현재 2조 2541억원이다. 전년 대비 34.8%나 신장한 것이며,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말 이미 3조원대를 훌쩍 넘겼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가락시장 연간 거래액이 4조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최대 규모의 도매시장 거래량과 맞먹는 시장인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산지의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 소비지 시장은 이미 원물 상태로 소비되는 비중은 급감하고 있다. 식품업체를 중심으로 빠르게 HMR 시장이 커지면서 그들이 원하는 상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식품회사들은 그들이 원하는 스펙의 상품을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산지와의 공급 체인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공급 시스템을 언제든 수입으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것이다. 식품회사 브랜드의 가치가 커지면 커질수록 소비자들은 그 브랜드의 충성도로 제품을 구입하기 때문에 원물 하나 하나의 원산지가 어디인지 크게 따지지 않게 된다.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시장 변화에 한 산지 농협 공동사업법인 대표는 소비지 변화가 너무 빠르다며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그러는 사이 시장은 또 한 걸음 전진하고 있다.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산지도 함께 변화하고, 더 나아가 시장 흐름을 먼저 파악할 수 있어야 시장 경쟁에서 강자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최상희 기자  sanghui@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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