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국내 양돈업계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ASF는 전염력이 강하고 이병률과 폐사율이 매우 높지만 현재 별다른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국내 유입 및 전파 시 산업 붕괴 우려까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어서다.

대한한돈협회가 지난해 10월 ASF 해외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몽골에 이어 중국이 ASF에 뚫릴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불과 1년도 채 안 돼 우려가 현실이 됐고 인접한 우리나라로 ASF가 들어올 가능성도 이젠 시간문제라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ASF는 감염숙주인 돼지·야생멧돼지, 물렁진드기에 의해 모든 연령의 돼지에 감염되고 고병원성에 감염되면 100% 폐사할 수 있으며 환경 저항성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에서 이미 풍토병화됐으며, 2007년 이후 동 유럽, 유럽연합, 러시아에서 계속 발생·확산 중이다. 유럽에선 ASF바이러스의 유입원인으로 공항만 유래 비가열 돈육 잔반, 돈육·돼지 부산물 이동, 감염된 야생맷돼지 이동, 감염된 진드기 등을 꼽고 있다.

ASF바이러스는 냉동육에서 1000일, 건조육에서 300일, 부패한 혈액에서 15주, 오염된 돼지우리에서 1개월을 생존하는데 일단 국내로 유입되면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유입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해외 여행지에서 식품이나 축산물 휴대, 반입을 금지토록 공항만에서 불법휴대축산물에 대한 보다 철저한 검역이 요구된다. 감염지역에서 열처리 안 된 사료나 작물을 수입하는 것도 반드시 체크할 포인트이다.

이외에도 농장으로 ASF바이러스가 침투하지 못하도록 차단방역을 보다 철저히 하고 돼지에 잔반이나 음식물 찌꺼기 급여를 금지하는 한편 해외 여행 후 최소 48시간 이후 방역복을 착용하고 농장을 출입토록 해야 한다.

국내에 ASF 전문가가 부족하다고는 하지만 전문가그룹인 양돈수의사 등이 농가와 더불어 보다 적극적으로 ASF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정부, 관련단체 등도 농가 교육, 홍보 등을 보다 강화해야 할 것이다. ASF는 2010~2011년 당시 돼지 330만 마리 이상을 땅에 묻은 구제역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강력한 전염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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