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이 쓰레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시장 내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외에 중도매인들의 거래처를 통해 반입되는 쓰레기, 불법으로 버려지는 가정용 쓰레기까지 막대한 양의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최근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 지가 개설자의 고민이 아닌 시장 종사자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됐다.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폐기물관리법 등에 따르면 도매시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처리의 담당주체는 개설자다.

그러나 개설자들은 시 조례 개정을 통해 본인들의 임무를 회피하거나 아예 시장 종사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개설자들이 쓰레기 처리의 주요 주체가 되고 시장 종사자들이 이를 돕는 상황이 바람직 하지만 이 같은 도매시장은 찾아보기 힘들다. 시장 종사자들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며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지만 시장 내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외에 불법으로 버려지는 양을 무시 못해 처리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악취가 발생해 인근 주민들의 불편이 발생하고 있으며, 도매시장에서 농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얼굴을 찌푸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는 곧 도매시장 이용객 감소로 뒤 따를 수 있다.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 거래방법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그 보다 먼저 쓰레기 처리 문제가 선행돼야 지금까지 도매시장을 이용한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시장을 찾게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환경보존 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사설 소각장들이 지속적으로 사라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개설자가 쓰레기 처리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향후 도매시장은 쓰레기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 도매시장은 생산자가 출하자 농산물을 소비지까지 빠르고 안전하게 공급하는 게 가장 큰 역할이다. 어찌 보면 사소하게 생각할 수 있는 쓰레기 때문에 도매시장의 설립 목적, 본질이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최근 몇 년 전부터 도매시장 시설현대화가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쓰레기 처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시설현대화 후에도 같은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지금이라도 개설자가 도매시장 관리자로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 더 이상 쓰레기 문제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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