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너무도 쉽게 ‘급변하는 세계’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 농업이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일본은 식품안전 규격을 평가하는 국제조직, 세계식품안전협회(GFSI)로부터 ASIAGAP와 JFS-C 승인을 받았다. ASIAGAP는 일본 GAP협회가 운영하는 아시아 버전의 GAP(농산물우수관리)로 농장을 대상으로 한 농업 생산공정관리 인증 규격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청과물, 곡물, 차 등을 대상으로 1700여 농가가 취득하고 있다. 일본 식품 안전 관리 협회(JFSM)가 운영하는 JFS-C는 식품업체의 공장 위생관리 등을 보증하는 식품 안전 관리 시스템이다. 현재는 밀가루 생산업체, 식육가공업자 등 31개 조직의 공장이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에 일본의 농장과 식품에 대한 위생·안전 기준이 국제 인증을 취득함으로써 일본 농식품의 해외 수출 경쟁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요시카와 타카모리 일본 농림수산성 장관은 지난 16일 “ASIAGAP와 JFS-C가 국제 기준의 GFSI 승인을 받음으로써 일본의 농산물과 식품의 수출이 보다 진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자국 농축수산물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세계 소비자에 알려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수출 활성화의 계기로 삼고자 대회기간 제공되는 식자재의 조달 기준(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기준(안)에 따르면 일본산 식자재를 우선적으로 선정하며 농산물과 축산물 등은 ‘GAP인증’을, 수산물은 ‘지속가능성’을 조달 기본원칙으로 정했다.

이는 식품의 안전성은 물론 친환경성, 책임성 등까지 확대되고 있는 세계적인 소비 수요와 인식 등에 적극 부합하는데서 나아가 자국 농산물과 식품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으려는 노력으로 비친다.

반면 우리는 지나치게 많은 인증제로 소비자는 물론 생산농업인도 혼돈을 겪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기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GAP에 대해서는 지난해 기준 223품목, 6909건을 인증한데 머물고 있다. 농가수로도 8만6091호에 불과한 수준이다.

‘말 뿐’인 세계화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우리 농산물과 식품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제도 개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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