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농협은 지난해까지 농기계업체와의 수의시담계약을 통해 구매·판매해왔던 승용이앙기를 올해부터는 ‘경제형농기계’라는 타이틀을 걸고 최저입찰제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말 국내 종합형업체를 대상으로 ‘6조 디젤 승용이앙기’ 기종을 선정, 최저입찰을 실시했으며 입찰 결과 동양물산기업의 NP60 모델 150대와 국제종합기계 RGO-60 모델 250대 등이 선정됐다.

 

농협에서 제시한 경제형 농기계란 JA(일본 농협)에서 추진하고 있는 형태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주요 성능과 기능은 강화하되 사용빈도가 적은 보조기능은 최대한 축소, 단순화해 가격을 기존보다 10%이상 낮춘 기종을 말한다

 

하지만 이번 농협중앙회에서 추진한 경제형 농기계는 본래 취지와는 동떨어진 형태로 이러한 수식어를 사용하기에 민망한 측면이 존재한다.

 

실제 경제형 승용이앙기로 선정된 두 개 모델은 모두 경제형 농기계 개념과 달리 최소 사양을 갖춘 모델이 아닌 풀옵션을 갖춘 모델이 선정 됐다는 점이다. 일선 지역조합에서는 최근 농가들의 구매성향이 작업하기 편한 옵션을 최대한으로 갖춘 모델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를 반영하기 힘들다는 의견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에서 테스크포스팀까지 꾸려가며 추진하려던 ‘경제형 농기계’에 이러한 혼선이 생긴 것은 현장에서의 목소리를 제대로 청취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최대한 편의사양을 갖춘 제품을 선호하지만 이러한 현장의 니즈(needs,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무조건적인 ‘영농자재비 절감’이라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미봉책에 따른 것이다.

 

특히 동양물산기업의 NP60 모델은 일본 ‘I사(社)’ 수입모델로 국내 공급되는 승용이앙기 모델중 최고가 그룹에 속하는 제품이다. 경제형 농기계라는 말을 물색하게 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NP60 승용이앙기가 일본산 수입농기계라는 것을 뻔히 인지하고 있는 농협중앙회에서 ‘신토불이’라는 정체성을 저버린 채 단지 공급원이 국내 농기계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최저가를 제시했으니 농협에서 공급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 국내 농기계업계의 비판적인 여론이다.

 

물론 경제형 농기계를 통해 농가에 조금이나마 저가에 공급, 농업경영비를 절감시키겠다는 근본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단순한 슬로건 달성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지 못하고 추진하는 사업은 본래의 취지와는 다른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된다는 점을 다시한번 인지해야하는 대목이다.

 

향후 농협에서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에서 더 이상 불편한 진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현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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