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오는 13일 치러진다. 많은 산림조합원들이 조합과 임업의 발전을 도모할 새로운 조합장을 바라고 있다. 그만큼 조합장의 뛰어난 역량이 요구되면서 인적 혁신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번 선거 양상을 보면 큰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

우선 현직 조합장의 재출마 비율이 높다. 산림조합의 경우 142개 조합에 321명의 후보자가 출마했다. 이 중 전체 조합의 70%에 이르는 100개 조합에서 현직 조합장이 재출마했다. 단독출마 조합 40개에서 33명의 현직 조합장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

현재 전국 산림조합장 평균 경쟁률은 2.26대 1을 나타낸다. 이는 현직 조합장과 후보자가 일대일로 겨루는 곳이 많다는 얘기다. 실제로 출마자수가 2명인 조합은 51개 조합으로 이 중 42개 조합에서 현직 조합장이 재출마한다.

문제는 현직 조합장과 후보자 단 둘이 경쟁하는 경우가 많은 현 상황에서 선거 유세 방식이 지나치게 제한돼 있고 유세 기간도 충분치 않아 유권자들이 새로운 후보자의 정보를 접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는 점이다.

조합장 후보자는 위탁선거법에 따라 공직선거 후보자보다 제한된 방법으로 선거 활동을 할 수 있다. 선거공보·벽보, 전화·문자, 어깨띠·명함 등을 활용한 선거 운동을 할 수 있으나 차량을 이용한 가두 유세는 불가한 식이다.

산림조합은 각 시군에 0.6개 조합이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면단위 선거 활동을 펼치는 데도 애로가 있다. 이에 전국의 조합원들에게 발송되는 선거홍보물이 중요한 선거유세 수단으로 활용되나 이마저도 지난 5일에서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발송됐다. 1~2일에 배송일까지 감안하면 조합원들이 실질적으로 선거홍보물을 통해 후보자 정보를 접하는 기간은 선거 전까지 채 1주일도 되지 않는다.

최근 최초의 여성 산림조합장이 무투표 당선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깜깜이 선거’라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현직 조합장도 아닌 여성이 산림조합장이 된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느리지만 조금씩 산림조합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산림조합의 인적 혁신이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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