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
 

전 세계에는 수많은 휴대전화 브랜드가 있지만 궁극적으로 휴대전화 시장은 구글이 만든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전화기와 IOS를 사용하는 아이폰으로 나뉜다. 또한 아마존과 페이스북, 카카오톡, 라인 등의 서비스가 갖는 공통점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막강한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 기업이라는 점이다.
 

수산업계에서도 막강한 시장점유율을 갖춘 플랫폼이 등장했다. ‘지속가능성’이라는 전 지구적인 관심사를 녹여낸 MSC(해양관리협의회) 인증과 ASC(양식관리협의회) 인증이다. MSC인증의 경우 설립이후 전 세계 어로어업 수산물의 15% 가량을 차지할 만큼 빠르게 성장해왔고, 다양한 에코라벨링 인증들 가운데 시장지배적인 인증제도로 자리를 잡았다.
 

MSC가 전 세계에 통용되는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를 잡았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한국형 인증제도가 거론되고 있다. 우리에게 맞는 독자적인 인증제도를 마련, 이를 세계적으로 확산시키자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한국형 인증제도가 마련돼 세계적으로 정착될 수 있다면 더없이 환영할 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은 세계 10위권의 수산물 생산국이며 수산물 소비량으로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다. 이 가운데 한국형 인증을 만드느라 예산과 시간을 투입하는 것은 곧 예산과 시간을 허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한국형 수산물 인증제도가 시장지배적인 플랫폼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투입돼야하는 반면 성공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자리잡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특히 MSC가 구축해온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가 강고한 상황에선 그 가능성이 ‘0’에 수렴한다. 
 

한국형 수산물 인증제도를 논하며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플랫폼이 국내 수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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