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비료는 농사를 짓기 위해 꼭 필요한 농자재다. 이 중 무기질비료는 작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질소(N), 인(P), 칼륨(K) 함량이 높아 농업인들에게 필수농자재로 오랫동안 인식돼 왔다. 다만 최근 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강조하면서 무기질비료 매출 규모는 매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무기질비료가 지금까지 어떻게 쓰였으며 여전히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짚어봤다.
 

(상) 무기질비료, 여전히 필요한 이유는

(중) 유통구조와 가격, 이대로 괜찮은가

(하)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은

▲ 양분 함량이 높은 무기질비료는 농업생산성을 늘리고 곡물 자급률을 높이는 데 많은 기여를 해왔다.

# 농업생산성 증대시켜 국내 식량자급률 제고에 기여

무기질비료는 농업생산성 증대를 통해 국내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데 활용돼 왔다.

무기질비료에는 작물 생장을 위해 필요한 질소·인·칼륨이 다른 비료에 비해 많이 들어있다. 작물이 제대로 자라려면 토양에서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해야 하는데, 토양 내 질소·인·칼륨 함량이 부족한 경우 비료를 통해 공급하는 게 일반적이다.

무기질비료의 필요성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을 거치며 국토가 황폐해짐에 따라 더욱 부각됐다. 정부는 1960년대부터 식량 증산을 이루고 식량자급률을 높이고자 다수확 벼품종 개발·보급과 함께 대규모 무기질비료 공장 건설을 추진, 1977년에는 국내 농업인이 필요로 하는 무기질비료를 자급할 수 있게 됐다.

 

# 정책 변화로 무기질비료산업 위축

무기질비료산업은 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면서부터 지속적으로 규모가 감소해 왔다.

정부는 식량증산 정책 추진 과정에서 무기질비료 공급을 적극 지원했으나, 일부 지역에서 무기질비료를 과다하게 투입해 양분과잉 문제 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땅에 섞지 않고 표층에 시비한 무기질비료의 성분이 하천에 흘러가 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당시 농림해양수산위원회의 발의를 통해 1997년 ‘환경농업육성법’이 제정, 2001년 ‘친환경농업육성법’으로 개정됐다. 정부는 친환경농업육성법에 따라 ‘친환경농업육성계획’을 수립하고 친환경 농업 육성에 주력하며 무기질비료 지원사업은 점차 축소, 2013년 폐지했다. 반면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의 규모는 최근까지 확대해 왔다.

정부 지원에 힘입어 유기질비료·퇴비·토양개량제 국내 판매량은 2000년 약 103만톤에서 지난해까지 460만톤으로 늘었다. 반면 무기질비료 국내 판매량은 2000년 약 189만톤에서 지난해 120만톤 정도로 37% 가량 줄었다.

유기질비료·퇴비·토양개량제 국내 매출액은 2000년 약 1076억원에서 지난해 약 8655억원으로 증가했다. 무기질비료 국내 매출액은 2000년 5523억원에서 점차 늘어 2009년 9788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며 지난해 5892억원으로 줄었다.

 

# 무기질비료·부숙유기질비료 상호보완적 사용해야

양분함량이 높은 무기질비료와 유기물함량이 높은 부숙유기질비료를 상호보완적으로 사용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비료공정규격에 따라 무기질비료는 일정량 이상의 양분을 갖춰야 한다. 예를 들어 요소비료는 전체 양분 중 질소가 45% 이상, 제2종복합비료는 N·P·K중 2종 이상 합계량이 20% 이상이어야 한다. 부숙유기질비료(유기질비료·퇴비)는 양분 함량 기준이 10% 이하인 경우가 많으나 땅을 좋게 하는 유기물 함유량이 많다.

따라서 땅을 살리는 유기물을 많이 함유한 부숙유기질비료는 토양 개량을 위해, 양분함량이 높은 무기질비료는 영양 공급을 위해 주로 사용되고 있다. 부숙유기질비료만으로 양분을 공급하려면 그만큼 많은 양에 비료를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무기질비료와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권장된다.

토양의 양분관리를 위해서도 비료의 상호보완적 활용이 강조된다. 작물별로 생장을 위해 필요한 양분의 양이 다르며, 토양에도 부족한 양분과 과하게 많은 양분이 있다. 이에 토양검정을 실시한 후 작물별로 부족하거나 과한 영양분을 고려해 무기질·부숙유기질비료의 여러 비종을 골고루 시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 홍석영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토양비료과 과장은 “유기물이 많은 부숙유기질비료는 밑거름으로, 양분 함량이 높은 무기질비료는 웃거름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며 “토양환경정보시스템 ‘흙토람’을 통해 토양상태에 맞는 작물별 표준시비량을 알고, 이에 맞춰 여러 비종을 상호보완적으로 사용해 적정 시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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