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박람회에 거는 기대는 별로 없어요. 기존에 거래하던 바이어들과 오랜만에 만나 관계를 다지는 데 의미가 있지, 새로운 업체와 거래를 트는 건 기대하지도 않아요.”
최근 중국에서 열린 축산박람회에 참석해 부스를 운영한 한 국내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정부 지원금이 일부 투입되긴 하지만 업체도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들여 부스를 운영하면서 ‘기대하지 않는다’는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적어도 ‘어렵지만 좋은 기회로 만들어 보려고 참가했습니다’라는 말이 나왔어야 하는 것 아닐까.
이 업체뿐만 아니라 몇몇 업체가 그랬다. 정부 지원이 나온다고 하니, 참석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부스를 꾸린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해외 바이어들이 국내 업체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말하기 전에 그들이 왜 관심 갖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본 적은 있을까?
몇몇 국내 업체들의 부스를 돌아보며 ‘중국보다 더 나은 기술력을 갖고도 눈길을 끌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구나’ 느낄 때가 있었다. 중국 업체들이 실제로 기계를 현장에 들여다 놓고 다양한 영상과 팸플릿 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는 것과는 달리 썰렁한 국내 업체 부스를 볼 때였다. 바이어의 마음을 사로잡을 생각은 하지 않고 바이어가 직접 걸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니 결과는 뻔한 일 아닌가.
제품 설명을 들으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한 업체는 “국내 업체가 중국에서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다”며 “예를 들어 중국에 한국의 도계 시스템을 수출하려 해도 국내 기계의 절단 부위와 중국 내 선호 절단 부위가 달라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을 목표로 박람회에 참석했다면 해당 국가의 선호에 맞추려는 노력은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불현듯 한 업계 관계자의 말이 떠올랐다.
“국내 업체들은 한 번에 잘 되길 기대하지만 해외 바이어들은 그렇지 않아요. 2~3년 꼼꼼히 업체의 면면을 들여다 본 뒤에 계약을 맺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