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국제종자박람회가 지난 16일 열렸다. 이번에 3회째를 맞는 국제종자박람회는 해마다 규모를 늘리며 국내 대표 종자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박람회를 통해 국내외 바이어들에게 국내 종자의 우수성을 알리고, 종자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불러일으키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다.

그러나 ‘국제’ 박람회에 걸맞는 위상을 쌓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람회에 초청한 외신 기자가 한 명도 오지 않았다니 말이다. 

이는 국내 종자산업의 위상을 어느 정도 반영한다고 본다.

세계 농업종자 시장 규모는 약 40조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종자시장 규모는 약 5500억원 규모로 세계 시장 대비 약 1.4%를 차지한다.

국제적 관심이 모이지기 힘든 게 당연하다고 느껴지는 수치다. 따라서 지금의 국내 종자산업에는 과도한 기대를 하기 보단 인내심을 가지고 기술개발과 투자를 이어가야 할 때로 판단된다. 국내 종자산업 발전 과정을 보면 그간의 성과도 분명히 있었다.

국내 종자산업의 발전 지표로 국산 종자의 자급률과 종자수출 실적을 살펴볼 수 있다.

이와 관련 국내 농가들은 고추와 무, 배추 등의 채소작물 종자는 이미 대부분 국산 종자를 애용하고 있다. 외국산 종자와 비교해도 품질이나 병저항성 등이 좋기 때문이다. 국산 종자 자급률이 낮은 품종도 분명히 있다.

채소종자 중에는 종자 자급률이 30% 정도인 양파를 예로 들 수 있는데, 여기에도 평가를 달리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 10여년전만해도 국내 종자시장에서 양파는 99% 정도가 일본산이 소비됐다고 한다.

이에 그간 국내 육종가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자급률을 높인 성과를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국내 채소종자 수출액도 2010년 2302만달러에서 지난해 4556만달러로 증가했다. 느리지만 확실한 성장이다. 
 

국내 종자산업의 대표적인 사업화연계연구개발 사업인 골든시드프로젝트(Golden Seed Project)도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수출액 9377만달러를 달성했다. 다만 사업 2단계 3년차인 올해부터 수출목표액이 지난해 대비 70% 정도 급증해 목표 달성에 애로가 많고, 사업 종료를 2년 앞두고 있어 후속사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종자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건 분명하다. 따라서 그간 국내 종자산업계가 이룬 발전성과를 미흡하다고만 보고 투자를 줄이기보단, 종자 강국으로의 성장을 위해 기반을 마련한 단계로 보고 투자를 이어가는 게 현명하다.

종자강국을 위해선 앞으로 10년은 더 내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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