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마치 전쟁같다.

대한민국은 코로나19란 적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적을 섬멸하기 위해 마스크와 소독약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적 집결지를 둘러싸고 방역 봉쇄선을 구축한다. 그러나 봉쇄선은 번번이 돌파당하고 감염자와 사망자가 속출한다. 시민들은 장기전을 대비해 생필품을 비축하고 문을 걸어 잠근다. 혹시 감염 사실을 숨긴 스파이가 있을지 의심한다. 

 

농림업계도 전쟁의 무대가 되고 있다. 화훼업계는 적의 직격탄을 맞았다. 2월 졸업식 대목이 아예 사라졌다. 농림업계 기관 종사자 중에서도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2월 26일에는 대전에 있는 산림기관 종사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인근 정부청사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올해는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경제 활성화 기여를 위해 상반기에 사업 예산 조기집행 계획을 세웠는데, 농림업계 기관에서도 대부분의 행사일정과 사업 시행이 늦어지면서 예산 집행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매체에선 이 시국에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을 엿볼 수 있다. 일부 언론에선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국산 농산물 수입이 줄어 국산 농산물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 우려는 실제로 가격이 오른 농산물이 많지 않고 일부 품목의 작황과 수급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 불필요한 갈등만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런 비판점을 차치하고 나면 언론 보도에서 읽히는 건 불안감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코로나 19사태의 책임을 서로에게 묻고 날선 비난을 가하는 공포와 분노의 발언 속에서도 공통적으로 불안감이 느껴진다. 우린 이 불안감을 안고 보다 평화로운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화훼농가에 이어지고 있는 전국적인 도움의 손길을 떠올려보자. 전국에 있는 농협과 산림조합 등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비용이나 마스크를 지원하고 있다. 산림청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임산물 수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불안 속에서도 남을 돕고 협력함으로써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계속 될 거라 믿는다. 미국의 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도 말했다. 평화는 갈등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평화로운 방법으로 갈등에 대처하는 능력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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