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최기수 발행인]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경제가 꽁꽁 얼어붙었다. 국내외에서 경제성장 전망치가 나올 때마다 상황은 더욱 암울할 뿐이다. 각국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을 풀고 있지만,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이번 사태는 사회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놓는 양상이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국내외적으로 시행되면서 재택근무가 일상화됐고, 생필품 구매도 온라인 쪽으로 상상이상의 속도로 옮겨가고 있다. 직장인 점심풍속도도 식당을 찾기보다 HMR(가정간편식)로 대체하는 경향이 크게 늘어났다. 학교교육도 온라인 강의가 도입됐다.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사회경제적 변화는 여행·숙박업을 완전 휴업상태로 몰아넣었고, 개점휴업 상태에 빠진 식당도 부지기수이다. 농산물시장에도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왔다. 학교급식에 의존해온 친환경농산물 생산농가는 사실상 판로가 막히고 말았다. 단체급식업체에 농산물을 납품하는 농가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반대로 가정소비는 크게 늘어났다.

이 같은 사회경제적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일까? 아니면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까? 최대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변화 여부에 따라 농산물 생산행위와 유통행태도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근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기존 농업생산시스템 유지가 가능하다. 그래도 학교급식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친환경농산물 유통구조는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친환경농산물 유통구조의 다양화는 시장 확대와 다변화를 의미한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증권시장 격언은 친환경농산물 유통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을 이번에 절실하게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의 변화가 코로나19 종식이후에도 지속되는 경우다. 유통시장은 온라인채널이 주도를 하고, HMR시장 역시 더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은 어렵지 않다.

그렇게 되면 농업생산도 온라인과 HMR시장을 주요 유통·소비경로로 설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재택근무를 경험한 기업들은 인원 줄이기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경제 침체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는데다, 그동안 필요 이상의 인력을 고용해왔다는 판단을 내리는 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더더구나 AI(인공지능)시대는 이미 열리고 있다. 기업부문에서 예상되는 변화는 단체급식업체의 농산물 소비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농산물 소비감소는 이미 고령화와 인구감소시대 도래로 예견된 상황이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그 시점이 앞당겨질 뿐이다.

이 같은 전망은 물론 정확하지 않다. 다만, 코로나19 사태에서 나타난 사회경제적 변화는 어떤 형태로든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새로운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만큼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세하다. 여기에서 전문가집단과 정부의 새로운 역할이 부여된다. 앞으로 전개될 사회경제구조 변화를 제대로 읽고,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해법을 찾지 못하면 농업생산은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되고, 더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 게 될 가능성이 짙다.

앞으로 나타날 상황변화는 농업생산시스템 자체를 송두리째 바꾸어야할지도 모른다. 정부와 전문가집단은 앞으로 나타날 변화를 예측하고 그에 맞는 해법을 농업생산에 반영토록 제시해줘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주어준 새로운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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