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언어의 혼재?

 

‘농업’이라는 단어는 땅을 이용해 인간 생활에 필요한 식물을 가꾸거나 유용한 동물을 기르거나 하는 산업, 그 업을 하는 그런 직업을 의미한다. 특히 농경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고, 넓은 뜻으로는 축산과 임업 또한 포함한다. 
 

최근 들어 이러한 1차 산업 농업에 디지털(Digital)이라는 개념이 접목돼 새로운 가치창출을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이라는 단어는 데이터나 물리적인 양을 0과 1이라는 2진 부호의 숫자로 표현하는 것이다. 디지털은 이산적인 수치로 표현돼, 표시된 양은 최대 ±1 자리의 오차를 갖게 되는데 자릿수를 늘릴수록 정밀도가 높아진다. 디지털 컴퓨터에서는 1자리가 2가지 값을 갖는 2진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반면 연속적인 값으로 표시하는 형태는 아날로그(Analogue)라고 한다. 어떤 수치를 길이라든가 각도 또는 전류라고 하는 연속된 물리량으로 나타내는 일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글자판에 바늘로 시간을 나타내는 시계, 수은주의 길이로 온도를 나타내는 온도계 등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 농업은 디지털농업을 추구해야 하는지, 아니면 아날로그방식을 채택해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생긴다. 상대적으로 아날로그방식을 택하면 뒤처지는 농업인가? 디지털을 채택해야 선진적인 농업인가 하는 언어적 도단에 직면하고 만다.
 

한편 최근 들어 ‘스마트(Salton's magical automatic retrieval of texts)’라는 개념이 ‘스마트폰’ 등 현대문명을 대체하는 용어로 대변되고 있다. 이런한 ‘스마트’라는 개념은 어떤 수치를 길이라든가 각도나 전류라고 하는 연속된 물리량으로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글자판에 바늘로 시간을 나타내는 시계, 수은주의 길이로 온도를 나타내는 온도 등을 의미한다고 사전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하듯 사전적 의미만 보면 디지털과 스마트는 상반적이며, 스마트는 아날로그적인 개념에 더 가깝다. 
 

농업분야에 있어서도 ‘디지털농업’과, ‘스마트팜’이라는 개념이 상반돼 도입, 정책적이나 제도적, 연구적인 측면에서 혼용돼 표현되고 있다. 
 

이러한 언어의 혼재를 농업정책에서 어떻게 풀이하고, 해석해야 할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진정으로 현장에 있는 농가들이 디지털농업이나 스마트팜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영농을 영위하고 있는가에 대한 회의가 드는 부문이다. 

단순히 농업정책이나 연구분야를 홍보하는 수단으로서의 언어 유희를 벗어나 이제는 명확한 농정목표를 의미하고 이를 선택, 추진해야하는 시점이다.
 

디지털농업? 스마트팜? 단순히 언어의 혼재만은 아니다. 앞으로 우리 농업의 운명을 향배를 가를 중요한 정책적 요소로 생각하고 명확히 선택, 추진해야할 시점이다. 

이러한 선택과 정책판단은 농업분야의 포스트코로나를 이끄는 초동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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