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호동 기자]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국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육류 소비를 늘리면서 한우와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닭고기 시장의 경우 이 같은 상황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며 부러워만 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이후에도 산지 육계 시세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소비 부진 장기화와 지속적인 공급 과잉 등의 이유로 약보합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달 초 증체 지연과 계열사 생산물량 부족 등으로 닭고기 가격이 ‘반짝 상승’하기도 했지만 소비가 늘어나지 않고 도계물량이 재차 증가하면서 다시 약세로 돌아서는 등 가격 자체가 불안함을 안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올 하반기에도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하락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6월 육계 관측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도 육계 사육 마릿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오는 7~12월 도계 마릿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5억6644만 마리로 전망,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육계 계열화 업체들이 각 업체별 영업 능력에 맞게 수요 대비 공급량을 판단, 시장에 물량을 공급하는 등 선제적으로 수급을 조절하는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아울러 소비 촉진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기자가 만난 육계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긴급재난금 지급 이후에도 닭고기 시장이 반등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공급 과잉 외에도 조리가 불편한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적이 있다. 한우나 돼지의 경우 구매 후 바로 구워 먹을 수 있지만 닭고기의 경우 그 자체만으로 요리하기 어렵고 부가적인 재료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각 업체들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제품 개발 시 소비자들의 니즈(needs,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려는 노력을 하는 동시에 추가 재료를 투입하지 않고도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제품군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식품 시장의 경쟁은 앞으로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변화하는 시장 상황과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한 육계 업계의 발 빠른 행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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