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외국 손님들을 만나거나 혹은 해외에 나가 현지인들을 만나다보면 국가홍보에 대한 중요성과 아쉬움을 실감할 때가 많다.
국가홍보가 중요한 이유는 브랜드마케팅의 관점으로 본다면 보증마크(Guaranteed Mark)역할을 수행하며 전체적인 이미지를 이루는 척추에 해당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국가홍보는 결과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실체와 이미지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며 한국에 대한 이해정도에 따라 다양한 인상을 드러내고 있다.
이렇듯 그동안 노력한 결과 대비 뚜렷한 목표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지 못한 점이 아쉽다.

월드컵은 우리에게 국가홍보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초석이 되었으며 이는 최초 계획적인 결과라기보다는 전 국민에 의해 생성되어진 현상이라는 점에서 전세계인에게 비춰진 코리아(KOREA)의 모습은 예전의 그것과 사뭇 다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서울올림픽 그리고 월드컵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인을 상대로한 소중한 만남의 기회를 모두 누린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이다.

세계인에 비춰진 우리의 대표 이미지는 무엇이었을까? 미려한 외관의 초현대식 경기장과 메트로폴리탄은 그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기억할만한 인자 (Mnemonic Element)일 수 없다.
우리가 파리를 낭만과 서정의 도시로 기억하는 것은 그곳의 정서와 문화적 가치와 살아있는 사람들의 표정이다.
세느강의 강물은 우리가 떠올리는 것처럼 낭만이 흐르는 것 만은 아니다. 오히려 서울의 한강 보다 훨씬 작아 보이고 심지어 더러워 보이기 까지 하다.

싱가폴의 경우 관광과 쇼핑의 대명사처럼 간주되고 있지만 그 크기와 볼것들만을 본다면 마치 우리네 민속촌을 한바퀴 돌아본 것 만큼이나 황당할 지경이다.
문제는 이미지이다. 어떻게 느끼느냐가 문제다. 영국여왕이 감명 깊었다는 하회마을은 그 자체가 새롭다기 보다는 우리의 격식과 문화적 순수성에 대한 경험적 가치에 대한 감회였으리라.
농산물 해외 수출이라는 측면에서 볼때, 국가이미지 정립은 선행되어야 할 과제이다.

특히 먹거리는 국경을 초월한 매력적인 구매력을 가진다는 점과 오감을 통한 직접경험을 통한 기대와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홍보의 결과이자 첨병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문화적 정서와 역사를 통하여 생성된 식문화 습관은 그 나라를 느낄 수 있는 ''창''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우리 먹거리의 해외홍보의 바람직한 축은 우선 동양적 이미지에 근거한 우리만의 것에 대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에 모든 자원과 노력이 집중돼야 한다.

탁월한 제품력이 담보되는 김치와 인삼의 경우 이성적 근거와 경험세계의 확대를 통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에 대한 충성도를 제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소한 김치와 인삼만 이라도 세계 최고, 기왕이면 한국 김치, 한국인삼이라는 등식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이로인한 후광효과(Halo Effect)를 통한 우리의 다양한 먹거리는 비로서 세계시장에서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집중과 일관성에 있다. 한해의 평가만을 위한다면 그 누구라도 제대로 일을 해 낼 수 없다.
월드컵의 후광효과는 짧게는 3개월 정도라는 예측도 있지만 그 잔상의 끝에서 인식의 고리를 계속해서 연결해 가는 일이야 말로 지금 우리가 당면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성패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하면 떠올릴 수 있는 몇개의 주요 산물 중 김치와 인삼을 등식화할 수 있다면, `한국은 먹거리가 풍부한 가보고 싶은 나라'' 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김밥이 캘리포니아 롤로 정착해 사랑받듯이, 먹거리가 국가홍보의 효자노릇을 할 수 있는 것은 그 자체의 인지 이상의 호감을 제공하므로써 경제성을 생성하는 가장 효과적인 촉매제이기 때문이다.
세계인의 세치 혀야 말로 우리의 가장 큰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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