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력 약화…사료생산비율 13.17% → 8.71% 급감
영업업무하다 공장·부대시설 청소 담당으로
전문성 무시한 부당전보도
석연찮은 미수금 회수에도 내부통제는 모르쇠
양어사료 시장확대에도 생산량 뚝
생산량 감소는 사료 가격경쟁력과 직결
해당 업체 경쟁력에 있어서 치명적

수협사료는 경영진의 파행적인 조직운영과 부실한 내부통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영업력이 약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은 경남 의령군에 위치한 수협사료 전경.
수협사료는 경영진의 파행적인 조직운영과 부실한 내부통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영업력이 약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은 경남 의령군에 위치한 수협사료 전경.

 

수협사료가 생산량과 매출액의 감소와 경영진의 파행적인 조직운영으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수협사료는 2023년으로 예정된 배합사료 의무화에 대응, 생산능력과 영업력을 확대해야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하지만 수협사료의 생산량은 오히려 감소하고 경험있는 영업사원들이 대거 퇴사하는 등 영업력도 크게 약화됐다.

수협사료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짚어본다.

() 파행적 조직운영·부실한 내부통제에 영업력 휘청

() 수협사료, 협동조합 본질에서 다시 시작해야

# 파행적 조직운영에 영업사원 엑소더스

수협사료의 파행적인 조직운영이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12A 대표 취임 후 수협사료는 수협중앙회로부터 감사를 받게 됐다. 2월 경 실시된 수협중앙회의 감사에 앞서 수협사료는 감사대상이 되는 영업직원 3명 중 2명을 공장으로 발령을 냈다. 영업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인 만큼 직무에서 배제해야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 수협사료의 설명이다.

이 인사발령으로 2004년 경 수협사료로 입사한 이후 줄곧 영업만 해왔던 고객지원부장은 생산지원부로 발령이 나고 사료영양공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을 만큼 전문성을 갖춘 대리는 공장의 생산라인에 서게 됐다. 이중 대리는 생산라인에서 생산업무를 하다가 공장과 부대시설의 청소하라는 지시를 받게 됐다.

영업사원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람을 합리적 이유 없이 생산직으로 발령을 내는 것은 부당 전보에 해당한다. 수협사료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청소를 시킨 영업사원에게 청소장소 등을 기록한 업무일지를 기록, 회사의 내부통제를 담당하는 준법감시실장에게 매일 제출해 결재를 받도록 했다. 수협사료 내부에서 매일 업무일지를 제출하는 사람은 공장으로 발령받은 영업직원 두 사람 밖에 없다는 것이 B 준법감시실장의 설명이다. 징벌적인 조치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는 준법감시실장이 부당전보로 비춰지는 사안을 방관하는 것을 넘어 오히려 직원을 괴롭히는 일에 가담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이는 수협사료의 최대주주인 수협중앙회의 사례와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인다. 수협중앙회는 징계처분이 내려지기 전까지 감사대상인 직원에게 불이익이나 징벌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 B 준법감시실장의 설명이다.

생산라인에 배정받은 것도 모자라 공장청소 업무로 전환된 영업사원은 수협중앙회의 감사결과에 따라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경징계인 견책처분을 받았다. 징계처분 이후에도 영업현장으로 복귀하는 대신 공장의 생산라인에 서야했다. 해당 직원은 결국 스스로 퇴사했다.

박영록 법무법인정인 변호사는 영업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람을 생산직으로 발령을 내는 것은 부당전보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다만 회사 측에 생산직으로 발령을 내야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 준법감시실장은 해당 직원의 사고, 비리 등을 사전에 발견했기 때문에 감사가 나오기전에는 어떤 식으로든 통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대표이사가 이 부분에 대해 챙겨달라고 하니 불가피하게 업무일지를 받은 것이라며 해당 직원에게 개인적인 감정이 없기 때문에 업무일지에 사인을 하면서 수고했다고 말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파행적인 조직운영은 영업사원들의 대거 이탈로 이어졌다. 기존에 8명이었던 영업사원은 A 대표 취임 이후 5명이 퇴사했고 이후 영업사원을 충원하지 못한 상황이다.

# 석연찮은 미수금 회수에도 내부통제 깜깜

수협사료의 미수금 회수과정에서 석연찮은 일이 발생했음에도 내부통제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협중앙회의 수협사료 감사과정에서 수협사료 D 경영지원부장이 과거 수협사료 대리점이었던 E대리점으로부터 돈을 빌려 F대리점의 미수금을 상환했다는 제보가 있었다. 이에 수협중앙회는 이를 수협사료 준법감시실로 이첩했고 준법감시실이 이를 조사, 이는 각 대리점간의 금전관계이며 수협사료가 관여한 것은 없다는 결론을 냈다. 실제로 B 준법감시실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제보는 허위사실이자 악의적인 명예훼손으로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취재결과 F대리점의 점주는 E대리점 점주가 자신의 미수금을 수협사료에 대납한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이후 수협사료의 행보다. F대리점 점주는 42400만 원의 미수금이 있었고 E대리점 점주의 돈은 이중 21000만 원을 대납하는데 사용됐다. F대리점 점주가 수협사료에 납부할 잔여미수금이 21400만 원이지만 수협사료는 최근 이뤄진 채권회수 과정에서 F대리점 점주가 담보로 가지고 있던 아파트를 경매에 넘겨 27000만 원을 회수했다. 채권보다 5600만원을 추가로 회수한 것이다. 이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F대리점 점주에게 15400만원의 미수금 잔액을 추가로 납부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미수금 회수과정이 석연치 않지만 B 준법감시실장은 감사대상자의 진술서만 믿고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내부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고 보이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B 준법감시실장은 당시 관련자의 진술서와 제출했던 증거자료를 보고 판단했지 왜 갚게 된 것인지 구체적인 사유까지는 확인하지 않았다나중에 정기감사가 오면 조사했던 자료를 제출해서 진위여부를 판단해야할 텐데 나에게 허위사실을 이야기 하겠나라고 말했다.

# 대표이사가 집행간부 폭행해도 쉬쉬

수협사료의 또다른 문제는 대표이사의 전문성 부재와 부실한 내부통제가 손꼽힌다.

지난해 12월 선임된 A 대표이사는 과거 부산공동어시장 판매상무를 거쳐 전무까지 역임했다. 그의 이력 어디에도 배합사료는 없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12월 열린 수협사료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수협사료는 A 대표이사가 선임될 즈음 준법감시실을 신설했고 이후 공모를 통해 준법감시실장으로 B 전 수협중앙회 가락동공판장장을 선임했다. 수협사료의 내부통제를 위해 신설된 자리다.

준법감시실이 신설됐지만 내부통제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대표이사가 상무를 폭행한 사건이다. 수협중앙회와 수협사료 관계자 등에 따르면 A 대표이사는 술을 곁들인 저녁식사자리에서 C 상무의 발언에 격분, 술을 끼얹은 후 한동안 따로 앉아서 시간을 가졌고, 이 가운데 폭행이 있었다.

문제는 이같은 대표이사의 폭행사건에 대해 누구하나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회사의 경영지도를 담당하는 수협중앙회 경제기획부와 내부통제 책임자인 준법감시실장 모두 이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폭행사건의 재발방지방안을 모색하는 대신 해당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관여하지 않음으로써 사건을 덮었다.

이에 대해 A 대표는 폭행사건은 치고 박고 싸운 것을 이야기하는 건데 소주한잔 먹다가 잘 하라는 의미에서 뒤통수 한 대 쥐어박은걸 폭행이라고 하지는 않지 않나라고 해명했다.

B 수협사료 준법감시실장은 노코멘트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 양어사료 시장 확대에도 생산량 급감

파행적인 조직운영과 부실한 내부통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영업력은 약화됐다.

수협사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수협사료의 생산량 추정치는 4843톤으로 최근 3년 평균인 6372톤에 비해 24% 가량 감소했다. 이에 비해 올해는 친환경양식어업직불제의 영향 등으로 어업인들의 배합사료 사용량이 늘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의 배합사료 생산통계에 따르면 지난 1~5월 양어용 배합사료 생산량은 55592톤으로 전년동기 48379톤에 비해 14.9% 가량 늘었다. 전체 사료 생산량 증가를 감안하면 1~5월 간 양어사료 생산량에서 수협사료의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013.17%에서 8.71% 수준으로 4%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사료는 양식어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투입재로 어업인이 사료를 한번 정하면 이를 쉽게 바꾸지 않는다. 이를 감안하면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는데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협사료의 생산량 감소는 사료의 가격경쟁력과 직결된 부분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사료산업은 고정자산비나 원료구매비용에서 발생하는 격차 등으로 생산규모가 커질수록 단위 생산량당 단가가 낮아진다. 즉 출하량의 하락은 생산비의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곧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져 다시 출하량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로 빠져들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양어사료 업계에서는 수협사료의 생산단가가 적지 않게 높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동군수협 관계자는 양식어업인들은 조합에서 하는 다른 요청들은 들어주더라도 배합사료를 써달라는 얘기는 거의 들어주지 않는다사료가 생산성적과 직결되는 것도 있으며 영업사원과의 유대관계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어사료업계의 관계자는 사료산업은 장치산업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하는 산업이라며 단순히 설비가동률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어분구매비용 등에서도 생산량이 많은 기업이 생산단가를 저감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이나 기업의 채산성에서도 차이를 보이게 돼 생산량의 감소는 해당 업체의 경쟁력에 있어서 치명적일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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