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국제결혼의 증가와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에 따라 우리나라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농업·농촌에 있어 이들 농촌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원활한 한국 사회적응은 중요한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도시 다문화가정 청소년에 비해 농촌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사회적응 실태와 결정요인은 크게 다를 수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도시보다 농촌이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비율이 높으며 지역규모가 작아질수록 전체 학생 수 대비 다문화 초중고생의 비율이 증가한다. 또한 도시 다문화가정에 비해 농촌 다문화가정은 국내 거주기간이 짧고 부부간 연령차가 크거나 저소득층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등 취약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농촌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원활한 사회활동과 적응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농촌소멸과 고령화에 따른 농업노동력 부족을 우려하는 현실에서 농촌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원활한 사회적응은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이라는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농촌진흥청은 농촌 다문화자녀의 사회적 배제 해결을 위해 다문화자녀를 대상으로 한 ‘사회적 배제(Social exclusion)’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농촌 다문화자녀들은 한국 사회의 공평성에 대해 절반에 가까운 45.66%가 평등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공정하지 않다는 답변도 43.7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농촌 다문화자녀들이 성인이 됐을 때 본인에게 취업 기회가 제한될 것이라는 응답은 61.89%에 달했으며 대학에 진학할 때 차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한 비율도 44.53%에 이렀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사회의 또 다른 사회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위와 같은 사회분열 유도 요인은 여러요소 중 언어라는 측면에서 가장 크게 다가오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결과 농촌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한국어 구사 능력이 학교생활 적응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한국어 능력이 학생의 교우관계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한국어가 부족한 농촌 다문화가정 청소년은 교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소통의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학업성취도 저하로 이어지고 결국 상급학교 진학과 진로형성의 장애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또 하나 농촌지역의 저소득 남성은 국제결혼을 통해 배우자를 맞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저소득 다문화가정의 부모는 경제적 문제와 생업으로 인해 자녀교육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학생과 부모와의 갈등상황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정부는 이러한 불안한 사회요소 해결을 위해 농촌 다문화가정 청소년과 부모에 대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학교 등을 통해 지원정책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한국어교육관련된 프로그램이 대부분이고 그나마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각종 프로그램을 동원해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우리 사회 내부에서 조차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불안한 결과는 단순히 농업·농촌만의 문제를 떠나 한국사회를 갈라치기 할 수 있는, 사회를 양극화 할 수 있다는 우려를 예단케 한다.

위와 같은 현상에 대한 명확한 요인파악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사회·경제·문화를 포괄하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 접근과 더불어 일반 국민들의 시선이 이들을 이질적으로 보지 않고 한 국가의 국민이라는 시각으로 접근, 사회통합을 이루려는 포용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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