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송형근 기자]

김태환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이사가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하며 내년 1월 11일 세 번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을 앞두고 있다. 지난 9일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축산경제대표이사 임원추천위원회에서는 안병우 전 농협사료 대표이사가 3명의 후보를 제치고 김 대표의 뒤를 이을 차기 대표로 선출됐다.

보통 사람들이 볼 때 한 회사의 대표이사 자리는 영예로운 자리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농협 축산경제대표이사 자리만큼은 외롭고 힘든 자리인 것 같다. 가끔 김 대표를 행사장이나 간담회 때 만나서 얼굴을 볼 때면 종종 입술 주변이 터진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그때마다 속으로 김 대표가 어느 정도 나이가 있어서 피로 누적 등으로 포진이 생겼을 것이라고 짐작했지만, 그의 앞선 몇 주간의 일정을 살펴보면 ‘그럴 만도 하겠다’고 이내 생각을 바꾸게 된다.

그만큼 축산경제대표이사는 찾아야 할 현장이 많고 살펴야 할 현안도 많다는 것이다. 국제 곡물가·유가·해상 운임 상승, 환율 변동성 심화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어렵게 버티던 사료 회사들은 올해 두 차례 사료 가격을 인상했다. 사료 가격 인상은 축산농가 생산비 상승으로 직결되지만, 다행히 가정 내 축산물 소비 증가로 국내산 축산물 가격 지지가 이어지면서 어느 정도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 하지만 사료 회사의 경영환경은 여전히 안 좋아 내년 초 사료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5일 농협경제지주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로 최종 선임될 안 대표는 내년 1월 12일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사료 가격 인상 시기를 놓고 저울질을 해야 하는 처지다. 왕관의 무게는 생각보다 무거울 것이다. 임기 시작부터 시험대에 오르게 되는 그가 회사의 손익과 축산농가와의 상생, 이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지 벌써부터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앞으로 내리는 그의 모든 ‘결정’에 대해 전국 139개 축협 조합장과 축산 조합원이 항상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