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신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으로 문영표 전 롯데마트 대표를 내정했다. 오는 29일에는 서울시의회에서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문 내정자는 1987년에 롯데그룹의 공채 사원으로 입사해 롯데그룹 감사실, 롯데마트 상품매입본부장, 전략지원본부장 등의 요직을 거쳐 대표이사까지 역임한 인물로 30년 넘게 유통·물류 부문에서 일한 전문가다. 상품본부를 관장하면서 4만5000개의 상품이 출시됐는데 기획, 제작, 생산, 물류, 마케팅 부문까지 그의 손을 거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지만 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 그것도 우리나라 원예농산물의 절반가량을 취급하는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과 강서농산물도매시장, 양곡도매시장까지 잘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해 농민단체를 비롯해 유통인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시의 인사 검증 과정이 오래 걸렸던 만큼 인사청문회에서 큰 문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사청문회 후 서울시공사의 사장 임명까지 속전속결로 이뤄질 것이다. 

문 내정자는 사장으로 임명된다면 농민단체를 비롯한 유통인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서울시공사가 관리하는 도매시장의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공영도매시장은 출하자 보호, 소비자가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는 농산물 공급,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 등 공공성이 강조되기 때문에 수익을 우선시하는 소매유통과 다르다. 그가 물류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기 때문에 가장 중점을 둬야 할 일은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이어야 한다. 또한 하역노조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도 할 역할이 충분히 있을 것이다. 

3년이라는 임기는 생각보다 길지 않다. 도매시장의 거래제도 등에 매몰되면 시설현대화사업 등 가장 속도를 내야 할 일은 소홀히 할 것이다. 물류전문가인 만큼 유통인들을 설득하고 시설현대화사업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소매유통에 대한 생각을 버리고 서울시 내 공영도매시장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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