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최상희 기자]

20년 가까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책을 쓰며 어른과 아이의 세계를 오갔던 김경선 작가가 성장 에세이 너 오랫동안 이런 걸 원하고 있었구나는 펴냈다.

 

어른이지만, 여전히 성장 중인 우리에게 작가는 나 또한 그러하다고 자신의 지난 이야기와 지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가정과 사회에서 온전히 한 사람 몫을 하며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에게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부딪히기도 하고, 상처를 주거나 받기도 한다. 가족처럼 너무 가깝거나 잘 알아서 그리고 때론 너무 뭘 몰라서 그런다.

어른이 된다는 건 무엇이며, 어른은 완벽한 존재인가 생각하며 주변의 어른들, 자신의 부모님과 지인들을 떠올려본다. 그들도 여전히 실수하고 후회나 자책을 한다. 어쩌면 어른은 완성된 사람이 아니라 전보다 나아지는 과정에 있는 사람일 뿐이다. 어른 속엔 여전히 아이가 있다.

작가는 열정이 끓지만 실수투성이였던 30대와 짬밥이 늘고 열심히 사느라 정신없었던 40대를 지나 50대에 이르러 자신의 일기장을 펼쳤다. 엄마와 작가로 사는 일이 처음 시작은 모두 서툴고 실수투성이였음을, 하지만 사이사이 큰 힘이 되었던 작은 성취들이 있었음을, 그 과정 중 발견한 반짝이는 성찰의 순간들이 있었음을 이야기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어차피 완벽한 어른이란 게 존재할까라며 읽는 이의 마음을 다독인다.

그는 언제 어른이 되느냐 한탄하고 자책하지 말자.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인 이 순간이 중요하고, 그거면 족하다고 독백한다.

작가는 여자로 태어나 주어진 삶과 역할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여자로 태어난 순간 딸이 되고, 누군가의 아내, 며느리, 엄마가 될 수 있다. 아들 하나에 딸 셋이었던 사 남매 속에서 눈에 띄고 싶어 외롭게 노력했던 어린 시절의 자신을 애틋하게 바라보고, 사랑하는 남편의 가족 안에 자리 잡기 위해 애썼던 시절의 자신을 위안할 여유도 생겼다. 무엇보다 자신을 가장 성장시켰던 엄마로서의 시간과 순간들에 행복하고 고마워한다.

사실 작가는 작가로 살게 되면서 처음부터 쓰고 싶은 것만 쓰는자세를 가질 수는 없었다. 전업 작가로 일하던 초반, 작가의 연봉은 200만 원이었다. 그러니 쓰고 싶은 걸 쓰는 게 아니라, 주어진 것을 최대한 잘 써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다른 사람들이 주의 깊게 보지 않을 짧은 정보성 글쓰기에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밤을 새워 쓰던 시절이 있었다. 가리지 않고 썼던 글들이 든든한 받침이 되어 이제는 주어진 글이 아니라 쓰고 싶은 걸 쓸 수 있는 작가가 되었다. 쓰고 싶은 걸 써도 충분히 좋은 글이 될 수 있는 단계가 된 것이다. 작가는 일이란 어느 단계건 힘든 순간이 있고, 이것을 극복해나가는 것이 직업인으로서의 성장이라는 걸 이야기한다.

작가는 처음부터 작가가 되리라고 생각했던 적은 없었으나 우연히 시작된 글 쓰는 일이 오늘의 직업이 되기까지 겪은 일들과 글을 쓰는 자신만의 방법과 작가가 되는 방법에 대해서 말한다. 글 쓰는 방법이나 작가가 되는 방법이 궁금한 사람들은 작가의 경험담과 노하우 소개 글을 메모해 보자.

탄력을 잃은 잇몸 탓에 이 사이에 음식물이 자꾸 끼고, 호르몬의 변화로 시도 때도 없이 열이 나고 얼굴이 후끈거릴 때 자연을 거스를 수 없는 나이 듦을 느낀다. 이 또한 지난 우리의 성장 과정처럼 또 하나의 과정이다. 육체는 사그라드는 과정일지라도 이를 담담하게 받아들일 줄 알게 되는 우리의 마음은 오늘도 여전히 성장 중인 거다

머메이드 펴냄. 316쪽, 1만5800원

김경선 작가
김경선 작가

김경선 작가는

오랫동안 어린이 책을 기획하고 글 쓰는 일을 했다. 엄마와 작가로 살며 아들과 조카들, 동네 어린 친구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 덕분에 언제인가는 우수 과학 도서 상도 받고, 꾸준히 글쓰기를 이어오게 되어 비로소 나도 작가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을 기획하고 글 쓰는 것 외에도 '국립중앙박물관 음성 안내 서비스'의 집필을 담당했으며, <플러스 매거진>, <리딩 매거진> 등의 잡지 기획과 학습지 개발까지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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