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다사다난했던 임인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올 한 해 코로나19라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힘겨웠지만 다 함께 이겨내고, 우리의 일상을 조금씩 회복해 가고 있다.

농축수산업계는 올해 코로나19에다 국제곡물가 파동과 원자재값 급등 여파를 고스란히 받으며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국제곡물가격 상승세는 올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더한층 가팔라졌으며, 이는 곧 사료값 인상 등으로 이어져 농가 경제를 옥죄었다. 다행히 하반기 들어 달러환율과 해상운임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동안의 상승폭이 워낙 컸던 터러 농가 경제에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곡물가와 함께 치솟은 원자재 가격으로 비료 등 농자재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부랴부랴 정부와 농협에서 무기질비료 가격 인상분의 80%를 지원해 주면서 농가들의 숨통이 다소나마 트였었다.

올해는 또 쌀값이 45년만에 최대치로 하락해 가뜩이나 어려운 농가 경제에 먹구름이 가득 끼었다.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세 차례에 걸쳐 37만 톤 규모의 쌀을 시장에서 격리했는데도 불구하고 쌀값은 좀처럼 하락세를 멈추지 못했다. 새정부 들어 역대 최대 물량인 45만 톤 규모의 수확기 대책을 발표하면서 그제서야 하락세가 주춤했다.

이와 함께 올 한 해 낙농업계는 낙농제도 개편을 두고 낙농가와 정부간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며 마찰을 빚었다. 오랜 논의 끝에 음용유와 가공유 가격을 달리하는 원유 용도별 차등 가격제를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합의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올해도 여지없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전염병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축산업계에 위기감이 팽배했다. 그동안 ASF발생 패턴은 농장별로 독립적인 발생양상을 보여 모돈의 폐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지만 최근들어서는 육성과 비육돈에서 증상이 발견되는 등 농장내 전파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ASF백신 개발을 서둘러야 하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병원성AI와 관련 오리농장에서의 발생이 지속되는 만큼 시설현대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농가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으나 예산 지원이 쉽지 않아 올해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수산업계에서는 지난 6월 제12차 세계무역기구(WTO)각료회의에서 도하개발아젠다(DDA)부터 21년간 이어진 수산보조금 협상이 타결됐다. 타결된 협정문에는 불법·비보고·비규제어업에 기여하는 보조금 등 기존에 쟁점이 없었던 사항만 합의됐다. 면세유, 원양어업 보조금, 개발도상국 특혜 문제 등은 협정 발효 후 4년간 추가로 협의하기로 해 남은기간 연근해어업 분야의 구조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수협중앙회가 2001년 투입된 공적자금 전액을 조기에 상환했다는 소식도 주목을 받았다. 수협이 공적자금을 모두 상환하면서 그동안 위축됐던 지도경제사업이 활성화되지 않겠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올해는 또 농수산식품 수출이 지난해에 이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희소식도 있었다. 11월 현재 농식품 수출액은 누계 808000만 달러로 역대 11월 누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대로라면 올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14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임업계에서는 올해 임업인들의 숙원이었던 임업·림 공익기능 증진을 위한 직접지불제도(임업직불제)’가 첫 시행됐다. 임업인 1인당 167만원을 지급받아 4.5%의 임가소득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매년 힘든 고비가 없었던 적이 없었지만 올해처럼 대형 악재가 끊이지 않았던 해도 드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험난한 파고를 헤치고 여기까지 온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내고,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품고 새해를 준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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