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최근 농업계 안팎에서 농협금융의 정체성이 훼손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은 당초 하나로 통합돼 추진돼 오다 지난 2012년 각 사업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분리돼 두 개의 지주회사 체제로 운영돼 오고 있다.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의 전문성을 높여 농협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라는 시대적 과제가 부여된 것이다.

하지만 신·경이 분리된 지 12년이 지난 지금 농협금융의 협동조합 정신이 많이 퇴색되고 있다는 인식을 지울 수가 없다. 농협금융의 임직원들마저 농협맨이라기 보다 은행원이나 금융인으로 인식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전문성 제고와 대외적인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금융지주의 수장으로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협동조합 정신보다 금융회사로의 경쟁력이 더 강조되는 분위기가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농협금융의 배당률이나 농업지원사업비(농지비)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져 지난해 농지비 상한을 상향하는 내용이 포함된 농협법 개정안을 금융노조에서 반대해 논란을 빚는 일이 발생되기도 했다.

또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생한 농협은행 100억 원대 배임 사건과 관련해 감사를 벌이면서 농협 금융계열사의 잇따른 사고가 지배구조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마치 농협에 대한 관리·감독 부재가 문제의 원인인양 오도되고 있다,

하지만 농협금융이 출범 당시 제시했던 목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서 농업과 농촌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또한 농협금융지주 정관에도 농협금융지주의 설립 목적은 농업인 및 농협중앙회 회원과 그 조합원의 권익증진을 위한 업무를 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이처럼 농협금융은 농업에 근간을 두고 농업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존립하는 금융기업이다. 일반 시중은행과 태생부터 다른 것이다. 또 농협금융은 농협 목적사업을 위한 수익센터로 역할에 충실해야 하며, 그 수익은 마땅히 농업·농촌을 위해 활용돼야 하는 것이다.

농협금융이 당초 설립 취지에 맞게 제기능을 다하고,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체성 확립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 인식 개선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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