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로 21일 국회 홍문표 의원실이 주최하고 대한수의사회 등이 공동주관, 대한한돈협회가 후원한 토론회가 열렸다. ASF 백신 개발은 국가간 시간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날 토론회는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

ASF는 높은 폐사율과 심각한 경제적 영향을 미치는 질병으로 전 세계 양돈업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미국은 오는 8월 말까지 ASF 백신 생산을 생물안전2등급(BL-2) 우수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시설에서 약독화 생백신(ASF-LAV)을 생산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가 하면 유럽연합은 매년 ASF 발생증가로 미국과 조에티스 산업 파트너와 약독화생백신 미끼백신 공동개발에 합의했다는 전언이다. 베트남의 경우 이미 품목허가한 2개 백신이 있지만 현장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고 중국, 태국 등 여러 국가에서도 ASF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국내는 백신 개발이 어디까지 왔을까.

2021년 3월 25일 미국 농업연구서비스(USDA ARS)로부터 여러 백신 후보 균주가 한국에 도입된 가운데 국내 모 업체의 경우 당시 ‘ASF-G-△I177L△LVR’도입 균주 배양을 위해 피펙(PIPEC) 세포주가 현재까지 연구 개발 과정에서 사용되고 있다. 국내 임상시험 주요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국내에서 모두 9차례에 걸쳐 미니피그, 자돈, 모돈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완료됐으며, 백신 후보주에 대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특히 백신접종 자돈에 대해 야외주로 공격 접종했을 때 자돈의 100% 생존을 확인해 강력한 방어 효과를 보여줬다고 한다.

국내 ASF 백신 개발은 현재 야외 임상시험만 남은 단계로 평가되고 있다. 성공적인 야외 임상시험이 완료되면 국내 방역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해외 수출로 인한 국위선양도 기대된다.

따라서 안전성과 효능이 담보된다는 전제로 야외 임상시험 효과를 확인하게 되면 신속한 품목허가가 필요해 보인다. 국내에서 방역정책상 야외 임상시험이 불가하다면 해외임상시험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해외 임상성적 활용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전 세계 ASF의 심각한 영향을 고려할 때 수출과 관련해 백신의 수출 품목 허가와 BL2 시설에서의 제조 허용도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물론 최근 개발과 관련한 도전 과제도 있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에서 최근 분석한 결과 백신 접종 모돈에서 태어난 자돈 중 초유를 섭취하지 않은 두 마리에서 백신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한다. 시험 과정 중 오염됐는지 실질 감염에 의해 검출된 것인지에 대해 추가적인 확인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는데 백신의 안전성, 효능과 관련한 지속적인 연구는 필수적이다.

현재 개발중인 백신이 임신 모돈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비육돈 전용으로 사용하거나 수출용으로만 활용할 수 있다. 해외에서의 추가 시험과 연구는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적절한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ASF 백신 개발은 현재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는 백신 개발에 있어서 후발국이지만 철저한 시험과 국제 협력을 지속해 신뢰할 수 있는 안전성과 효능이 담보된 ASF 백신을 시장에 출시함으로써 전 세계 양돈업계를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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