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지난해 농가 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5000만 원을 돌파했다. 농업소득과 이전소득 등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재료비 등 농업경영비부담이 늘고 2022년 줄어들었던 부채도 껑충 뛰어올라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득이 늘었지만 경영비와 부채도 함께 늘어나면서 농업인들의 삶은 팍팍하기만 하다.

통계청이 지난 24일 발표한 ‘2023년 농가 및 어가경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소득은 50828000원으로 전년대비 10.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별로는 농업소득이 17.5% 올랐고 이어 이전소득 12.7%, 비경상소득 12.4%, 농업외소득 4.2% 순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실제 농사를 지어 얻은 수입인 농업소득은 11143000원으로 1000만 원 아래로 추락했던 지난해보다는 상승했지만 겨우 2020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2023년 말 기준 농가부채는 41581000원으로 전년대비 18.7%나 껑충 뛰어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농가 부채를 사용한 곳은 농업용 37.8%, 가계용 27.8%이었다.

여기에 농업경영비는 26779000원으로 전년대비 6.6%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료비는 0.4% 감소했지만 노무비와 경비가 각각 8.2%, 13.0% 상승했다.

어가경제 상황도 녹록치 않다.

지난해 어가의 연평균 소득은 54779000원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 수준인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종류별로는 어업소득은 전년대비 3.3%, 어업외소득은 15.3%, 비경상소득은 7.2%증가한 반면 이전소득은 5.5% 줄어들었다.

이 중 지난해 연평균 어가소득은 21414000원으로 전년대비 3.3%증가하는 데 그쳐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어업경영비는 양식지출 감소로 전년대비 8.7% 줄어든 57041000원으로 나타났다.

농가와 마찬가지로 어가의 평균부채는 66512000원으로 전년대비 11.3%늘어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어가부채는 2019년에서 2021년까지 6300~6400만 원 선을 보이다 20225977만 원으로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다시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이처럼 지난해 농어가는 역대 최고 소득을 올렸지만, 경영비 부담이 여전히 크고 부채가 큰 폭으로 늘려면서 살림살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올해도 미국과 중국간 패권경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되면서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또 전세계적인 이상기후 여파로 국제 곡물 수급에 차질이 우려되며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여파가 지속돼 비료, 농약, 사료 등의 경영비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올들어 사과 등 작황부진으로 인해 일부 농산물의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지만 이를 제외한 대다수의 농축수산물 가격은 공급과잉으로 인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우 가격은 이달 들어 kg15000원대가 무너져 청탁금지법이 시행됐던 2016년 말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돼지고기와 닭고기, 계란 등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뿐 아니라 산지 쌀값은 정부가 약속한 80kg20만원은 커녕 19만원대도 무너져 대책마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는 올 농어가소득을 담보하기 어려워 보인다.

농어가소득을 제고하고 농어가들의 실질적인 경영부담을 완화시켜 줄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치솟고 있는 생산비를 줄일 수 있는 다각도의 대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아울러 농가 소득과 직결돼 있는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대대적인 소비촉진과 정책적 지원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