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이달 우유 가격·생산량 조정 협상을 앞두고 생산자와 유업체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달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우유 생산비는 전년 대비 4.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생산비 상승분을 원유가격에 얼마나 반영시킬지, 또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에 따라 2025~2026년에 유업체가 구매할 용도별 원유량을 얼마로 조정할지에 대해 치열한 공방이 예고된다.
생산농가 입장에서는 원유가격은 오르지 않았는데 생산비가 4.6%나 인상된 만큼 생산비 상승분 만큼의 가격이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며, 유업체는 흰우유 소비가 갈수록 감소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가격 인상에 난색을 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음용유 사용량은 172만5000톤에서 169만톤으로 2%가량 감소한 상태이다. 여기에 더해 생산량 역시 지난해 음용유 과잉량이 5%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9112~2만7337톤 범위에서 감축량을 정해야 한다.
농가 입장에서는 생산비가 인상된 만큼 우유 가격이 올라야 적자를 면할 수 있으며, 업체들은 업체들 나름대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우유 가격을 추가로 올리기 어렵다는 입장이 반복되고 있다.
반복되는 이같은 논쟁을 끝낼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하는 시점이다. 해마다 소모적인 논쟁이 반복되는 이유는 흰우유 소비량이 매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013년 27.7kg에서 지난해 25.9kg으로 하락했다.
이에 반해 수입 치즈 소비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 치즈 수입액은 2019년 5억5508만 달러에서 2023년 8억6260만 달러로 5년만에 55.4%나 급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유·유제품 자급률은 2010년 65.3%이던데서 2022년 44.8%로 급락했다.
2026년 우유 관세가 모두 철폐돼 시장이 완전 개방될 경우 이같은 상황은 더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낙농산업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돌파구가 시급하다.
이를 위해 우선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는 치즈시장에 대한 정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치즈시장 증가에 따라 국내 치즈 생산 규모도 더디지만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치즈 생산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이를 바탕으로 기업들의 다양한 상품 개발, 마케팅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치즈시장의 국내 점유율을 높여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저지우유, A2우유 등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적극 나서 값싼 수입 우유와의 시장 차별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다른 품목도 마찬가지겠지만 우유 역시 생산기반이 한번 붕괴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낙농육우산업의 유지, 발전과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더 늦기 전에 다각도의 지원 대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