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두현 기자]

한 해 동안 땀 흘려 재배한 곡식과 과일을 수확하는 계절을 맞이해 풍년을 축하하는 추석. 농경문화를 기반으로 한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지내왔던 명절이자 전 국민이 기뻐하고 즐기는 일 년 중 제일의 행사다.

이러한 축제인 추석을 앞두고도 웃음은커녕 분노와 눈물만이 가득 찬 이들이 있으니 바로 전국의 화훼농가다. 지난해 10월 최종적으로 협상이 타결된 ·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이 국회 비준만을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6일 전국에서 모인 화훼농업인들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국회에 닿기를 바라며 국회의사당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애써 키운 꽃들을 집어 던지고 짓밟으며 분노를 터트리고 일부 참가자는 자신의 머리를 밀며 한·에콰도르 SECA 반대에 대한 굳은 의지를 보여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자료에 따르면 에콰도르는 2022년 기준 화훼 수출액이 10억 달러에 이르는 화훼 수출 강국이다. 이와 관련 국내 화훼농가들은 인건비도 낮고 에너지 비용도 적게 투입돼 원가 자체가 낮은 에콰도르산 꽃들이 10여 년에 걸쳐 관세가 철폐돼 수입된다면 국내 꽃들은 가격 경쟁력 면에서 도저히 상대할 수 없다고 토로한다.

더군다나 이미 중국·베트남·콜롬비아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수입 꽃들이 국내 화훼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경험했던 만큼 화훼농가의 주장은 헛말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처럼 한·에콰도르 SECA가 국내 화훼농가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 예상됨에도 사전에 화훼농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거나 국내 화훼산업 보호 대책 마련은 미비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협상이 최종 타결된 만큼 내용 자체를 바꾸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기에 국회는 한·에콰도르 SECA의 세부적인 내용을 더욱 철저히 분석해 비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정부 역시 한·에콰도르 SECA로 인한 득만 내세우기보다는 화훼농가를 비롯한 SECA 시행으로 피해를 보는 산업을 둘러보고 이에 대한 명확하고 실효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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