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최근 축산업계에서 메탄 저감제가 주목받고 있다. 메탄은 가축의 장내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로 지구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메탄 저감제가 효과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국내에서 메탄 저감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장내 발효로 발생하는 메탄을 10% 이상 감축해야 하며, 이를 평가하기 위한 심의 항목과 배점도 명확히 설정돼 있다.
농촌진흥청의 사료 공정 심의서에 따르면 심의 항목은 제품 제조, 확인, 품질, 그리고 대상 동물에 대한 급여 효과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급여 효과가 강조되며 100점 만점에서 90점 이상을 받아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
최근 ‘3-NOP(3-Nitrooxypropanol)’가 메탄 저감 효과가 입증된 물질로 축산업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3-NOP는 메탄 생성 과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메틸코엔자임 M 환원요소의 활성 부위에 결합해 메탄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물질은 반추동물에 한해 사용이 가능하며, 젖소와 한우에 따라 필요한 급여량이 다르다.
우성사료는 3-NOP를 활용한 저메탄 인증 사료인 ‘감탄한우’ 시리즈를 최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메탄 발생량을 약 29% 감소시킬 수 있고 한우 비육농가에서의 활용이 기대된다고 홍보되고 있다. 농협사료는 DSM사의 보베어10을 첨가한 ‘자연사랑 시리즈’를 출시한다고 밝혔는데 농협사료측은 메탄 저감 효과뿐만 아니라 출하월령 단축과 출하 성적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들을 액면 그대로 수용하기 힘들다. 메탄 저감제 도입에 있어 실험과 관련된 데이터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순천대를 국내 1호 시험기관으로 지정한 국립축산과학원은 최근까지도 시험 결과값에 의문을 제기하며 저메탄 사료를 검증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어렴풋이 내비쳤다. 가능한 부분에서 최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등 투명성을 보다 제고해야 한다.
게다가 저탄소, 메탄 저감 등은 소위 말해 정부가 밀고 있는 사업인데도 적극적인 홍보를 찾아볼 수가 없다. 심지어 인증기관인 농진청 축산과학원은 홍보나 보도자료는 고사하고 취재기자의 질의에도 쉬쉬하기 바쁘다.
이러한 초반 분위기는 메탄 저감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현장에서 경쟁시켜 나가는데 있어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농림축산식품부가 시험실증 과제를 통해 국내외 테스트 장비를 취합하고 실증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최근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저탄소 축산물(돼지·젖소)인증 시범사업 신규 인증 농장 모집’과 관련해 돼지 44호, 젖소 24호를 최종 선정하고 게시했다. 또한 최근 일부 유업체들은 농식품부의 저탄소 인증을 받기 위해 저유조를 새롭게 짓는다고 한다.
결국 메탄 저감제는 축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 분야에서 연구와 개발이 더 활발히 이뤄진다면 환경 보호와 농가 소득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지속 가능한 축산업을 위한 메탄 저감제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기에 업계의 협력과 정부의 지원 등이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