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한국에 대한 관심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중국국제어업박람회에서 느낀 것은 한국에 대한 관심이 예전에 비해 훨씬 많아졌다는 것이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다시 찾은 중국국제어업박람회에서 참관객들은 과거에 비해 한국산 수산식품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물론 한국관을 운영하는 수협중앙회의 운영노하우가 쌓인 것과 국내 수산식품수출기업들의 부단한 노력도 이같은 관심에 한몫 했겠지만 마음 한켠으로는 수산업계 역시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기생충과 오징어게임으로 대표되는 케이팝, 케이컬쳐에 빚을 지고 있다는 마음을 지울수가 없었다.

사실 올해 박람회에서 새삼 느끼게 된 것은 수산물의 유통판매에 있어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준비가 전혀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유럽, 북미 등 선진국 그룹뿐만 아니라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에 이르기까지 수산물의 수출에 나서는 대부분의 국가가 해양관리협의회(MSC)와 수산양식관리협의회(ASC)인증을 앞세우며 수출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반면 한국관에 참관한 업체 뿐만 아니라 지자체관으로 참여한 기업들 중 그 어느 기업도 이같은 인증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었다. 수출시장에서 한국산 수산물이 갖는 한계가 더욱 명확해지고 있는 셈이다.

이제 국내 수산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정부 규제가 아닌 민간인증을 통한 관리도 어업관리에 있어 하나의 수단으로 고민해볼 시점이 왔다. 실제로 호주의 지방정부인 서호주 정부는 2012년 지역의 어업개선을 위해 1456만 호주달러를 투입해 서호주 관내의 어업을 개선하고 MSC인증 취득을 유도한 결과 서호주지역 어선어업 생산량의 47%MSC인증어업에서 생산됐다. 이는 정부의 어업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게 했을 뿐만 아니라 어업인의 판로확보에도 기여하고 있다. ASC인증 역시 엄격한 환경관리 기준을 통해 어장환경과 양식업의 책임성 강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판로개척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도입이 필요하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실의 한 보좌진은 일전에 기자와 만나 관료들은 불편한 것이라도 도장을 내려놓지 않는다며 권한을 내려놓지 않으려 든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제 해수부가 도장을 내려놓고 전 세계적으로 공신력을 확보한 지속가능성 인증을 통해 어업관리에 나서려는 용기가 필요하다. MSC, ASC인증을 통해 국내 어선어업과 양식업의 관리수준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수출판로를 확보하는 것. 해수부에 필요한 것은 도장을 내려놓을 용기와 정책적 상상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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