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우리나라에서 성공적인 산림경영이란 약간 과장해서 말하면 성공적인 사유림 경영을 의미하기도 한다. 전체 산림 면적 중 사유림이 지난해 기준 6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사유림 경영을 위해선 경영주체인 산주·임업인에게 원활한 선진 임업기술과 최신 정책 정보를 교육·보급하고 수시로 상황에 맞는 경영컨설팅, 생산한 임산물의 가공·유통에 대한 지원 등을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 이는 지난 수십 년간 산림조합의 산림경영지도원이 해온 일이다.
우리나라 산림경영지도의 역사는 1952년 산림계를 조직하면서 시작됐지만 오늘날처럼 산림조합이 정부로부터 지도업무를 위탁받아 지도기관으로서 전면에 나선 건 312명의 임업기술지도원이 일선 산림조합에 배치돼 활동하기 시작한 1978년부터다. 이후 수십 년 동안의 산림녹화 과정에서 산림경영지도원들의 노력과 공로는 말할 필요가 없다.
오늘날에도 이제 막 귀산촌하거나 임업을 시작해보려는 초보임업인들은 지역 산림조합의 문을 두드리며 산림경영지도원의 도움을 받는다. 노련한 선도 산주·임업인도 복잡하고 수시로 바뀌는 산림행정·정책 정보나 최신 임업기술정보를 접하기 위해 알고 지내는 산림경영지도원에게 연락해본다. 2022년 임업직불금 제도가 시행됐을 때 산주·임업인들을 직접 만나면서 임업경영체 등록을 도와주고 부지런히 홍보하러 돌아다닌 조직도 산림경영지도원들이었다.
산주·임업인을 직접 만나면서 지도사업을 하는 것 이외에도 산림경영지도원들은 최근 기후변화로 빈발해지는 산불, 산사태, 산림병해충 등 산림재난이 우려되는 곳에 예찰을 나가면서 사전에 피해를 예방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산림경영지도원들의 노력은 곧 우리나라 산림의 경제적 가치의 상승으로 직결되고 있다. 한 연구소는 산림경영지도로 발생한 경제적 가치를 2022년 한 해에만 4696억여 원이라 산출하기도 했다.
현장의 산림경영지도원들은 산주·임업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긍지를 느끼지만 한편으론 밀려드는 업무와 열악한 처우 등에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지역의 한 산림경영지도원은 “자판기에 1000원을 넣었는데 2000원짜리 음료가 나오는가”라며 “지도사업의 성과를 올리기 위한 방법, 전략, 충분한 자금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도원만 압박하는 건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다른 지역의 산림경영지도원은 “농업은 농협과 농업기술센터가 있고 하는 일도 엄연히 구분돼 있지만 산림조합은 제한된 예산으로 두 역할을 다하려고 하니 문제”라고 토로했다.
우리나라에서 산림경영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춘 인력을 전국 곳곳에 신경망처럼 배치한 조직은 산림조합 외에는 없다. 산림조합에 대한 지원이 곧 산주·임업인을 위한 지원으로 연결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산림조합의 산림경영지도 사업을 튼튼히 하기 위한 지원 확대, 신용사업 등 산림조합중앙회와 지역조합 재정확대를 위한 방안 강구, 한국임업진흥원과의 협력 확대 등 정부를 비롯한 각계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