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주식인 쌀의 소비형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지 않는 가구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밥 대신 빵이나 샌드위치로 식사를 대체하는 추세가 늘어나면서 쌀 소비량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또 쌀 구매시에 가격보다는 맛을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발표한 2024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지 않는 가구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며 연령이 낮을수록, 고소득일수록, 가구원수가 적을수록 이러한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실제 조사결과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5년 93.0%에서 올해 60.4%로 급감했다. 또 대부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70대 이상 응답자 중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이 88.3%인데 반해 30대 이하는 38.7%로 급감했다. 이와 함께 아침과 저녁을 거르는 횟수도 증가하는 동시에 식사로 밥을 먹지 않는다는 비중도 늘어났다.
이같은 식습관 변화는 쌀 소비 형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쌀을 2~3개월에 한 번 산다는 응답 비중은 2019년 64.7%에서 올해 57.6%로 7%포인트 이상 감소했으며, 쌀을 구매하지 않고 즉석밥만 먹는다는 응답 비중도 2.2%에서 4.0%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쌀을 구입할 때 가격을 고려한다는 비중은 2022년 25.1%에서 올해 21.6%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맛은 31.0%에서 34.2%로 증가했다. 또 쌀을 구입할 때 생산지역, 브랜드 등을 확인하는 비중은 줄어들고, 쌀 품종과 도정(가공)날짜를 확인하는 비중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소비자들이 쌀을 선택할 때 품질과 맛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반증한다.
쌀 소비 감소는 우리 농업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소비감소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더 이상의 소비감소를 막을 다각도의 대책이 추진돼야 한다.
이를 위해 글루텐 프리 등 쌀이 가진 영양학적 가치 등에 대한 지속적인 인식 개선과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쌀 가공식품, 특히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쌀 기반 간식이나 즉석 식품 개발 등이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소비자들이 가격보다는 맛을 중시하는 경향이 높아진 만큼 쌀의 품질과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과 상품화, 품질관리가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쌀 산업을 회생시키는 길은 우리 농업을 되살리는 길이다. 민·관·학의 총력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