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푸른 뱀의 해, 을사년의 붉은 해가 힘차게 떠올랐다. 예로부터 뱀은 지혜롭고 신중한 동물로 여겨지고 허물을 벗는 동물로 지속적인 변화와 새로운 시작을 상징했다. 푸른 뱀의 기운으로 새해에는 대내외적인 악재와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 요동치는 정세를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농축수산업계는 그동안 불안정한 국제정세와 경기위축, 급변하는 이상기후와 이로 인한 수급불안 등의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해 왔다. 여기에 최근 국내 정치불안으로 인한 환율 급등 여파로 농자재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 한 해 농어업을 둘러싼 여건과 전망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2.0%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연말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발표했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금융연구원은 각각 2.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 연구소인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보다 낮은 1.7%의 낮은 성장률을 전망했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진 건 1980년 석유파동(-1.6%), 1988년 외환위기(-5.1%),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0.8%) 시기 등이었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보호무역주의는 더 강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으며 상시화 되고 있는 이상 기후와 농어촌의 인구소멸 위기, 축산농가를 위협하는 각종 가축질병 등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된다.
이처럼 올해도 농어업을 둘러싼 대내외적인 여건은 악화일로에 처해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 농업이 처해 있는 각종 악재를 하나씩 극복하고,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농수축산신문은 신년특집으로 ‘한국농업 딜레마를 극복하고 달려가자’ 기획을 통해 한국농업을 둘러싼 4가지 딜레마를 극복할 것을 제안했다.
우선 농가소득의 딜레마를 극복해야 한다. 2023년 농가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5000만 원선을 넘어섰지만 농업소득은 30년 째 여전히 1000만 원을 넘나들고 있다. 농업소득이 정체하고 있는 이유는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증가, 인건비·자재비·임차료 등 농업 경영비 증가, 수입농산물 증가에 따른 시장 경쟁 심화 등 한국 농업의 구조적 문제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농업소득의 실질 성장을 위해 경영비 완화 정책과 소득·경영 안정망 및 직불제 확충 등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영세 소농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농업구조의 딜레마를 극복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영세 소농 구조로는 산지 조직화는 물론 농업 생산의 효율이 떨어져 경쟁력을 높이는 게 쉽지 않다. 소농과 전문경영체 등으로 구분해 각 상황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고, 규모화된 전업농과 농업법인을 육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 농지이용의 딜레마를 극복해야 한다. 그동안 농지 효율화를 위해 수 차례에 걸쳐 농지제도의 변화가 있어 왔지만 아직도 영세한 소유구조가 농업 경쟁력 제고에 발목을 잡고 있다할 것이다. 이에 따라 임대차 등을 통해 경영규모를 확대하고 농지 이용을 효율화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특히 농업생산법인의 임차도 허용해 규모화 영농이 가능하도록 검토해야 할 것이다.
네 번째 농정 불신을 해소하는 등 농정의 딜레마를 극복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 ‘양곡관리법’과 ‘금사과’ 논란 등으로 농업계 안팎의 갈등과 반목이 깊어져 있는 상태다. 다양한 주체들과의 깊이 있는 소통으로 합의와 협치를 이끌어내는데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다.
올해에도 농어업을 둘러싼 이같은 각종 딜레마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농어업·농어촌을 유지, 발전시켜 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을 독자 여러분께 약속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