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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가 일상화되면서 농산물 비축기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농산물 비축기지는 저장성이 있는 농산물을 성출하기에 수매, 비축해 놓았다가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 방출할 수 있도록 하는 유통인프라이다. 생산자 수익을 보호하고 소비지 가격도 안정시키는 1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시설이다.

정부와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는 현재 14개의 비축기지에 콩, 멥쌀, 양파, 배추 등 저장성이 있는 8개 농산물을 성출하기에 수매, 비축하고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 방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소유한 8개 비축기지를 제외하고 aT센터가 가동 중인 6개 비축기지는 평균 54.5년이나 경과해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농산물을 장기 보관하기 위해서는 보관 온도를 저온으로 유지해야 하지만 50년이 넘는 비축창고들은 현재 10도 이하로 온도를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곡류나 두류 같은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는 농산물만 비축하고 있는 형국이다. 매년 가격 등락폭이 커 수매비축사업을 필히 추진해야 하는 채소나 과일 품목은 저장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본지가 취재한 광주비축기지<관련기사 1, 4면 기사>의 경우도 올해로 57년된 비축기지로 저온창고 기능이 한정돼 콩, 참깨, 메밀, 콩나물콩 등 곡류나 두류만 저장하고 있었다. 보관 능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광역화현대화 사업으로 지어진 비축기지 대비 3분의 1정도 밖에 보관하지 못하는 것이다. 더욱이 대형 화물차가 상하차 작업을 위해 주차해야 할 공간도 넉넉하지 않으며, 인수 당시와 달리 주변이 아파트 단지로 변하면서 민원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위기 시대, 농산물 수급안정을 위한 수매비축사업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노후화된 유통시설로는 매년 시장을 뒤흔드는 수급 불안을 잠재울 수 없다. 농산물 비축역량을 한층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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