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한때는 '건강식품'의 대명사였던 우유가 이제는 소비자들의 선택지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식습관 변화, 대체 음료 시장의 성장 등으로 국내 우유 소비량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여기에 수입 유제품과 가격 경쟁까지 겹치면서 국내 낙농산업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서 있다.

이제는 단순히 '좋은 품질'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국산 우유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부가가치 제고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갖춰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일부 목장과 업체들은 국산 원유의 가치를 재해석하며 프리미엄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카이막'이다. 카이막은 튀르키예의 전통 유제품으로 신선한 원유를 천천히 끓여 상층에 형성된 부드러운 크림을 모아 만든다. 국내에서는 홍성의 한 목장에서 직접 생산한 국산 원유를 활용해 카이막을 생산하는 것으로 고급 디저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또 다른 성공 모델은 '목장형 치즈'. 일부 낙농가들은 원유를 단순히 대형 유업체에 납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치즈를 생산해 판매하거나 체험 목장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목장에서 신선한 원유를 즉시 가공해 만드는 모짜렐라, 스트링 치즈, 리코타 치즈 등은 신선도와 맛에서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될 수 있다.

국산 원유의 품질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만큼 우수하다. 기존의 흰우유 소비 시장에만 의지하지 않고 유가공품으로 눈을 돌려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국산 원유만의 우수성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품질을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 개발과 차별화된 소비자 경험 제공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왔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자와 정부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 생산자는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고 정부는 예산과 정책 등을 지원해야 한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수입 유제품에 대한 무관세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국산 우유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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