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섬, 제주가 마침내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로부터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이는 단순히 제주도만의 쾌거를 넘어 대한민국 축산업의 국제적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케이(K)-축산의 세계화에 기여할 역사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구제역 청정지역은 왜 중요한가?

구제역은 우제류에게 치명적인 전염병인데 구제역으로부터 자유로운 청정지역 지위는 축산물의 안전성을 보장하고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한다. 특히 백신을 접종하면서도 청정지역 지위를 인정받는다는 것은 질병 관리에 대한 높은 수준의 역량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았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WOAH가 제시하는 백신접종 청정지역 지위 획득의 주요 조건은 까다롭다. 과거 12개월간 구제역 비발생이 필요한데 제주는 20111월 백신 접종 정책 시행 이후 구제역 비발생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구제역 백신 접종은 ‘O+A상시 백신 접종과 높은 수준의 항체 양성률을 유지하며 성공적인 백신 접종률을 보였다. 이러한 조건들을 충족시킨 제주도의 노력은 대한민국 축산업의 방역 시스템의 수준을 증명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특히 제주의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선정은 우여곡절 끝에 얻어낸 값진 성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한다.

사실 우리나라는 2023년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 획득을 목표로 했었다. 그러나 총회 직전인 20235월 충북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안타깝게도 청정국 지위 획득은 무산된 적이 있다. 당시 9일간 11건의 구제역이 발생하며 전국적인 방역 강화 조치가 이뤄졌고 이는 청정국 지위 획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정부는 포기하지 않고 전국적인 청정국 지위 획득이 어렵게 되자 제주도에 한해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지위 인정을 우선 추진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는 구제역 발생 이력이 적고 방역 관리가 비교적 쉬운 제주도의 특성을 활용한 현명한 결정이었다.

제주도는 2023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년간 WOAH에 제출할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평가 신청서 작성에 매진했고 방역 조직체계, 구제역 예방·통제, 진단·예찰, 백신접종 등 7개 분야에 걸쳐 방대한 자료를 준비했다. 지난해 830일 농림축산식품부를 통해 WOAH에 공식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9개월에 걸쳐 엄격한 평가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사무국 사전 검토, 11월 구제역 전문가그룹 평가, 지난 2월 과학위원회 평가를 거쳐 3월부터 지난달까지 회원국 회람을 진행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달 29, 92WOAH 총회에서 제주도의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인정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오랜 노력의 결실을 맺게 됐다.

대한민국 축산의 새로운 지평을 연 제주도의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지위 획득은 여러모로 큰 의미를 가진다. 우선 우리나라의 방역 관리 수준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국내산(제주) 축산물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음으로 축산물 수출 시장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축산 농가의 소득 증대와 직결될 것이다.

끊임없는 노력과 철저한 방역 시스템 구축을 통해 얻어낸 이번 쾌거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축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더욱 빛을 발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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