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지난 2일은 한국친환경농업협회와 친환경농산물자조금관리위원회 주도로 친환경농업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친환경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2006유기농데이가 지정된지 정확히 20년째 되는 날이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전국 각지에서 대대적으로 친환경 농산물 소비촉진 행사가 이뤄지곤 한다. 올해도 지구를 지켜온 20, 커져라 친환경이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행사가 전개되고 있다.

최근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친환경농업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당시 농정공약으로 친환경직불제와 재배면적 비중 확대를 통한 친환경유기농업 2배 확대와 화학비료·농약 사용량 감축을 제시하면서 침체기를 걷던 친환경농업이 다시금 농정의 주요 과제로 부각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올 한해 친환경직불제 개편, 친환경 벼 재배 확대,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 지원, 저탄소농업프로그램 활성화 등 다양한 정책 추진을 통해 환경친화적 농업 발전을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올해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의 친환경농업 중장기 정책방향을 담은 6차 친환경 농업 육성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해여서 정부나 생산자 모두 친환경농업에 대한 관심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지난 20년간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얼마나 바뀌었고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까. 이와 관련 최근 농식품부가 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통해 발표한 ‘2024년 친환경농산물 소비자 인식 및 판매장 현황조사를 살펴보면 최근 1년 이내 친환경 농산물을 구매한 소비자는 76.8%로 전년 대비 0.6% 포인트 증가했지만 202278.8%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구매 품목으로는 딸기·토마토 등 과채류가 59.2%(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버섯류(49.6%), 상추·배추 등 엽경채류(47.8%), 과실류(39.9%), 근채류(38.7%) 등의 순을 보였다.

이들 대부분은 친환경 농산물 구매 이유로 친환경 농산물이 더 안전할 것 같아서’ (39.5%)가족의 건강을 위해’(31.1%)라고 응답한데 반해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어서’(13.6%), ‘’(4.8%), ‘품질’(3.1%)에 대한 응답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소비자는 친환경 농산물 구매시 안전성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친환경 농산물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로 소비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일반농산물보다 가격이 비싸서라고 답해 높은 가격이 친환경 농산물 소비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 다. 소비자의 가격에 대한 부담은 20년 전과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이는 친환경 농산물 판매장의 매출액 변화에서도 나타난다. 친환경 농산물 판매장 현황 조사 결과 2023년 기준 전체 매장 수는 6099개로 전년 대비 47개 증가했지만 매출액 증가로는 이어지진 못했다. 2023년 전체 매출액 2448억원으로 이중 친환경인증 농식품 매출액은 9045억 원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전체 매출액은 1583억 원, 친환경인증 농식품 매출액은 813억 원이 감소했다. 업체 대부분이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친환경 농산물의 유통채널 변화가 눈에 띈다. 지난해 친환경농산물 주요 구매 장소로 여전히 대형마트(68.1%)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온라인 일반 구매와 온라인 새벽배송의 경우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각각 19.8%, 35.1%를 나타냈다. 2022년과 비교하면 온라인 일반은 2% 포인트, 온라인 새벽배송은 7.4% 포인트 높아진 것도 특이할만 하다.

친환경농업 육성이 기후위기, 식량위기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필수적인 과제임은 분명하다. 새로이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과정에서 농정공약을 통해 약속했듯이 현장에서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농업인들의 값진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안정적인 영농 기반을 마련하고 소비자의 인식 개선과 동참을 유도하기 위한 지원을 강화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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