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미국산 사과 수입이 협상 카드로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과농가들의 억장이 무너지고 있다.

사과는 아직까지 해외에서 수입한 적이 없는데 이는 WTO 동식물검역협상(SPS)에 따른 조치이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은 국민 건강과 생산기반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식물 검역에 있어 까다로운 검역절차를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검역병해충으로 인한 피해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최근 5년여간(2019~2024) 검역 병해충으로 인한 피해면적은 1687ha로 무려 축구장 2376개 면적에 달하며 피해보상액만 1924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미국측은 그동안 무역장벽보고서(NTE) 등을 통해 한국의 비관세 장벽으로 사과 검역 절차를 꼽고 시장 접근을 줄기차게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미국을 포함해 총 11개국이 사과 수입을 요청한 상태이며, 이 중 미국은 수입허용을 위한 8단계의 수입위험분석 절차 중 2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사과는 국내 과일 생산량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재배면적만 전국 노지 과수원의 23.3%를 차지하는 국민 과일이다. 미국측의 통상압력을 이유로 과수 농가의 생존권이 달린 사과시장을 무작정 내어줘서는 안될 것이다.

더욱이 생산량이 전 세계 2위인 미국산 사과가 수입될 경우 당장 국내 사과 농가의 피해는 불보듯 뻔하다. 실제 최근 한국농업경제학회에서 최예준 부산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가 발표한 한국 사과 시장 개방의 경제적 영향 분석에 따르면 한미 관세 협상을 통해 국내 사과 시장이 전면 개방되면 사과 가격이 최대 65%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측의 검역 완화 요구가 아무리 거세더라도 검역절차는 과학적인 절차에 따라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져버려서는 안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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