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최근 한국 농기계·농자재 산업의 해외진출과 수출 확대 관련,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연계의 중요성이 주목된다.

농업분야 ODA사업은 단순한 원조를 넘어 한국 농업기술과 농자재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적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농기계·자재업체, 특히 중소업체들은 강한 수출 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수출 만족도는 낮은 편이다.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해외 사후서비스(AS)망 구축의 어려움, 바이어 확보의 난항, 기술개발과 투자 자금 부족, 현지 적응 시험의 어려움 그리고 수출 대상국의 표준과 제도 정보 부족 등이 꼽힌다. 특히 현지 정보 부족은 해당 국가의 상황에 맞는 농기계를 현지화하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로 ODA 사업과의 연계 강화가 대두되고 있다. ODA는 개발도상국의 농업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 한국 농기계·농자재가 현지 농업 환경에 최적화된 형태로 공급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과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수출협의회는 관련 토론회를 통해 ODA 연계 농·기자재 수출 확대 전략을 논의했다.

ODA를 통한 해외 진출의 이점은 명확하게 나타났다. 우선 해외 정보 제공 체계 구축에 ODA 사업 기반을 활용해 현지 시장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바이어 정보, 경쟁국 현황, 시장 트렌드, 유통 구조, 그리고 해당 국가의 농업특성과 주요 작목별 재배 현황 등 수출에 필수적인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농진청 개발 기술 이전을 통해 현지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 기술력 부족이라는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다. ODA 사업 추진 시 농기계 전문가의 유지·관리 기술 지원이 가능해지고 이는 현지에서 농기계가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ODA와 수출 연계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ODA는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지원하는 목적을 가지므로 사업 추진 시 상업적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원조의 본래 취지를 살리면서도 한국 농기계·농자재의 우수성을 알리고 현지 농업 발전에 기여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새로운 수출 기회가 발견됐을 때 ODA 사업과 효과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방법론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ODA 사업 진행을 도울 수 있는 방식의 수출 사업 설계와 함께 농기계·자재 전문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ODA 사업은 한국 농기계·농자재 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강력한 플랫폼이다. ODA를 통해 현지 정보를 확보하고 맞춤형 기술 지원과 사후 관리 체계를 구축, 현지 농업 전문가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한국 농기계·농자재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농진청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과 같은 현지 협력 기관이 긴밀하게 연대해 체계적인 ODA 수출 연계 모델을 구축하고 실행한다면 한국 농기계·농자재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미래 농업을 선도하는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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