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는 지난해 9월부터 3개월여에 걸쳐 2억6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외부 컨설팅사로부터 수협 혁신방안에 대한 경영 컨설팅을 받았다. 지난해 연말께는 전임직원이 모인 가운데 결과 보고회도 가졌다.
컨설팅 결과는 현재 수산환경을 산업화의 진전에 따른 어가인구의 감소와 급격한 시장 개방에 따른 수입수산물의 개방, 금융과 유통분야의 급속한 구조적 변화를 현재 수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따라서 수협이 수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우리바다 지킴이, 아름다운 어촌 서포터, 조합원 주주 경영 실현이라는 3대 혁신비전을 수립해 실천할 것을 제시했다. 이 비전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업·조직·인사 등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고 경영이행약정(MOU) 개정 및 철폐를 비롯 혁신기구 제도화, 회원조합 감사기구 효율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등의 수협 경영정책 또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이같은 결과를 놓고 장밋빛 청사진에 그친 표현 우선주의가 아니냐는 혹평에서부터 과거와는 달리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받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즉 일각에서 이같은 청사진은 뚜렷한 밑그림없이 포장만 돼 있다는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없다는 지적인 반면 수산현실을 모르는 컨설팅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앞으로 실천과제에 온 힘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해양수산부 등 외부에서 보는 시각은 다소 미흡함을 표시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조직갈등요소 등 일부 현실적인 문제점 해소를 요청하기도 했으나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컨설팅사가 경영이행약정(MOU) 일부 독소조항으로 인해 협동조합 정체성이 훼손되고 중앙회의 회원조합과 어업인에 대한 지원기능 약화로 이어져 이를 개정 또는 철폐하는 것을 제안한데 대해 논란이 일었다.
이 때문에 수협측이 청와대에 혁신결과를 보고하면서 이 MOU문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따끔한 질책을 받았다는 지적을 받았다는 후문과 해양수산부가 컨설팅 참여 담당자 일부에 대한 인사까지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고, 아직까지 외부의 입김에 휘둘리는 수협중앙회의 모양새가 말이 아니다.
적잖은 돈을 투입해 받은 외부 컨설팅의 내용이 미흡한 부문은 지적받아 마땅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 실천과제에 대한 추진방향과 결과에 대해 수협 내외부에서 질타가 가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협중앙회는 이번 컨설팅 결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겸허히 받아 들여야 하고 여기서 안주하지 말고 미래지향적인 실전과제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그 첫단추가 이번 주말께나 내주초에 있을 수협인사다. 컨설팅 결과에 따른 개혁적인 인사가 단행될지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지도와 경제부문간 인사교류를 통해 유연성을 갖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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