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돼지고기 수입량이 10만톤을 넘었다. 돼지고기 수입량이 무려 10만8829톤을 기록해 전년대비 79%인 4만8039톤이나 증가했다고 한다.
돼지고기 수입이 완전 자유화된 마당에 국내 돼지값이 사상 최고가의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나타난 자연스런 결과이기는 하지만 예삿일은 아니다. 특히 지난해 수된 돼지고기 가운데 칠레산이 가장 많다는 점은 예의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칠레는 지난해 4월 우리나라와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된 나라이다. 칠레는 돼지고기 생산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FTA체결이후에도 국내 양돈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국내 전문가들의 진단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을 깨고 한·칠레는 FTA발효 9개월만에 칠레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돼지고기 수입선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더구나 칠레산 돼지고기가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여기에서 멈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니다. 한·칠레 양국간 FTA체결에 따라 칠레산 돼지고기에 대한 수입관세는 장기적으로 0%로 낮아지게 된다. 이는 칠레산 돼지고기가 다른 나라의 돼지고기에 비해 점점 국내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이처럼 돼지고기 수입은 날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돼지가격이 언제까지 계속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은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지난해 사상 최고가 행진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에 따라 수입쇠고기 수요가 돼지고기로 몰리면서 발생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돼지가격 고공행진은 철옹성이 아니다. 앞으로 전개될 상황변황에 따라 언제든지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이미 올해 통상분야에서 최대의 현안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로 지목되고 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는 올해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여부에 따라 올해 안에 양돈업계에 커다란 상황변화가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돼지고기 수입은 증가하고, 여기에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마저 재개되면 국내 돼지가격의 하락이 예상된다. 이는 국내 양돈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의미한다. 양돈업계의 대책마련이 시급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양돈업계는 사상 최고의 돼지가격 고공행진에 만족하기 보다는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매진을 해야 한다. 지금의 호기를 살려 안전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돼지고기 생산으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는 한편 생산비를 낮추는 일에도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양돈업계는 대내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환경문제를 풀어나가는데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사실 양돈업계의 미래는 시장개방이라는 대외적인 문제보다 환경문제라는 대내적인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 여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양돈업계는 당장 올해부터 발등에 떨어진 축사내 악취문제를 비롯해 분뇨의 친환경적인 처리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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