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가 농산물 물류비용을 줄이는데 나섰다. 농산물 전체 유통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물류비용을 낮추기 위해 이달 초 `농산물물류혁신위원회''를 설치하고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 오는 연말까지 `농산물물류혁신종합대책''을 내놓기로 한 게 바로 그것이다. 이를 통해 농산물의 물류비용을 절감, 우리 농업의 경쟁력 제고시키는데 한몫을 하길 기대한다.

농산물 물류비용을 줄여야 하는 이유는 구차한 설명이 필요없다. 물류는 바로 경쟁력이다. 제 아무리 위생적이고 품질이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이를 브랜드화한다고 하더라도 효율적인 물류체계가 갖춰지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농수산물유통공사 조사 결과 농산물 물류비는 2002년 현재 7조3000여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농산물 전체 유통비용 24조8200여억원의 약 30%에 달한다. 농산물 생산자 출하액 30조3300여억원의 4분의 1 이상이나 된다. 농산물 물류비용은 국가 전체 물류비와 비교해도 그 비중이 높다. 국가 전체 물류비가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7%인데 비해 농산물 물류비는 농림업GDP의 29.8%나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농산물 물류비가 이처럼 높다보니 소비자부담이 커지고, 농산물의 경쟁력도 떨어뜨리고 있는 실정으로 물류비 절감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산물 물류비 절감은 시급한 과제이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농산물 물류비 구성내역을 보면 포장비가 전체의 37%로 높고, 운송비가 30.2%를 차지한다. 나머지가 보관비 9.4%, 하역비 9.4%, 감모·청소비 7.9%, 물류관리비가 6.2%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내역의 물류비 내역을 들여다보면 농산물 물류비는 지금보다 오히려 증가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마저 갖게 하기 때문이다. 농산물 물류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포장비는 농산물의 소포장화 추세 등을 감안할때 앞으로 증가하면 증가했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보관비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농산물 유통과 저장에도 콜드체인시스템이 적용되기 시작하고 있어 보관비 역시 앞으로 증가할 소지가 크다.

사정이 이렇다면 농산물 물류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은 운송비, 하역비, 물류관리비 등을 줄이는 방안을 통해 찾아야 한다. 다시 말해 농산물 물류비는 물류의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운송비를 줄이고, 하역의 기계화 등을 통해 하역비를 줄이는 방안을 통해 절검해야 한다.

농림부가 구성한 농산물물류혁신위원회는 이같은 냉엄한 현실을 인정하고, 물류의 효율성 증대를 통해 농산물 물류비를 절감하는 실질적인 대안을 찾아내는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는 점을 주문한다. 기대치만 높게 설정했다가 성과없이 문을 내리는 위원회가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실현 가능성있는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농산물물류혁신위원회가 되길 기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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