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금지로 쇠고기 가격이 `고가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수입선이 호주와 뉴질랜드로 좁혀지면서 물량이 부족해 이들 국가의 쇠고기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수입업자들이 남미산 수입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에 따른 시장의 변화 때문이다. 지금처럼 호주산 쇠고기의 물량확보가 어렵고 가격이 오른다면 남미산 쇠고기 수입은 봇물을 이룰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떤 나라의 쇠고기도 국내에서 자유롭게 유통되기 위해서는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 그것은 미국이라고 예외일 순 없다.
국내 축산업은 지금 안전과 위생을 전제로 한 고품격 축산물 생산의 기반을 닦기 위해 자금과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인 동시에 상생의 원칙이다. 반대로 미국과 캐나다는 광우병 상재국이다. 그런 그들이 자국의 쇠고기 생산업체를 위해 국제수역사무국의 규정까지 바꿔가면서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같은 광우병 발생국이면서도 그 압력의 중심에 서 있는 일본 조차도 안전이 확보된 상태가 아니면 수입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마당이다.
우리는 다르다. 광우병 미발생국이다. 2002년 이후 구제역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만에 하나 이로인해 악성 가축질병이 발생하기라도 한다면 그동안 쏟아부은 수많은 민·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는가. 안전성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건강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이다. 국제정치논리 때문에 국민의 건강과 우리의 생산기반이 위협받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