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벌이기 좋은 때가 있고 또 수습하기 좋은 때가 있다.
원유 집유체계에 관한 논란은 이제 수습할 때가 됐다고 본다. 그리고 말만 무성한 중장기 낙농산업발전대책도 이제 대략 방향을 잡고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세워나가야할 때가 됐다.
2002년 들어서 하나 둘 씩 이어져온 지리한 원유 생산감축, 쿼터제, 집유체계 개편에 대해 언제까지 했던 얘기 반복하며 이어가기만 할 수 있겠는가. 지금 이 와중에도 국제적인 낙농환경은 계속 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한·일 원유(原乳)무역에 대비해 일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시장조사까지 한 것을 지난 21일 대전 유성에서 열린 한일국제낙농세미나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아직 중장기 낙농산업발전대책에 대해 농가, 유업체 정부 모두 합의점을 찾지도 못했고 신중한 접근만을 강조한채 논란만 거듭해 오지 않았던가. 집유체계에 대한 낙농가들의 이해와 전망은 백인백색으로 가관이다. 이에 대한 책임은 정부에만 떠 넘길 수 없다. 그 책임은 다소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해 당사자 모두에게 있다.
일단 최근 낙농산업의 근간이 되는 집유체계가 생산농가의 거래교섭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쪽으로 모색되고 있어 다행이다.
여전히 남은 논란거리는 많지만 이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는 조금 벗어나 현실적으로 찾을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할 때가 아닐까. 물론 일의 조속한 진행에 걸림돌이 될 소지가 높다고 해서 정작 중요한 낙농가 의견이 소외된채 무조건 앞으로 나아가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추진하지 않느니 못하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