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이 같은 상황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품질이나 위생면에서 전혀 문제가 없는 제품을 덤으로 더 준다는 데 싫어할 소비자는 하나도 없을 것이다.
반면 유업체들은 되감아 팔기 경쟁에서 골병을 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0ml 팩을 한개 덤으로 제공하는 유업체의 경우 흰우유가격이 종전보다 소폭 올랐지만 원가 상승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떨어 질대로 떨어졌다. 여기에다 두개를 덤으로 주는 유업체의 경우 흰우유가격이 종전보다도 내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유업체들이 어떤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유업체들도 이 같은 사정을 모를 리 없다. 어떻게 하든지 가격인상기에 시장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그리고 가격인상 파장이 줄어들면 정상적인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지난해 10월경부터 되감아 팔기에 나섰다가 꼼짝달싹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여기에다 경기침체의 장기화속에 흰우유 소비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재고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재고를 처분하는 수단으로 되감아 팔기에 나서고 있는 게 작금의 상황이다. 되감아 파는 게 남아도는 원유를 분유로 전환시키는 것 보다는 이익이라는 판단에서라고 한다.
그러나 혼탁상이 극에 달한 흰우유시장은 유업체의 경영상태를 악화시키고, 나아가서는 국내 낙농업의 위축을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되감아 팔기는 유업체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이고 흰우유는 덤으로 주는 제품이라는 나쁜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심어줄 우려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다면 국내 유가공산업과 낙농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유업체들은 혼탁한 흰우유시장의 질서를 바로 잡고, 왜곡된 가격을 바로 잡는데 나서야 한다. 이는 바로 유업체 자신들은 물론이고, 국내 낙농산업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유업체들은 되감아 팔기를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소비부진으로 남아도는 원유는 분유로 처리하는 정도를 걸어야 한다. 국내 원유는 남아도는데도 불구하고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수입된 혼합분유가 1만784톤에 달한다는 점은 국내 유업체들의 대응방안이 얼마나 근시안적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혼탁하고 왜곡된 흰우유시장의 질서를 바로 잡은 것은 바로 국내 유가공산업과 낙농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