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거세게 불고 있는 저지방우유 바람에 맞춘 낙농산업의 변신이 요구되고 있다. 시장변화를 뒤쫓지 못할 경우 낙농산업의 미래를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낙농업계의 발 빠른 변신이 요구된다.
최근의 우유시장 변화를 지켜보노라면 국내 낙농산업은 송두리째 변신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갖게 한다. 올해 들어 저지방우유시장이 급속도록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바로 국내 원유가격체계를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원유가격체계는 위생등급과 유지방비율에 의해 결정되지만 지방 중심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원유가격체계와 정반대로 가는 저지방우유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들어 유가공업체들이 너도 나도 저지방 우유 출시에 나서고 있고, 우유에 지방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지방제로 우유의 출시도 줄을 잇고 있다.
저지방 우유의 출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가공업체들이 종전에도 다이어트를 앞세워 저지방 우유를 출시하기도 했으나 그 당시는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했었다.
그러나 최근의 저지방우유·지방제로우유의 출시는 종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2003년부터 불기 시작한 웰빙바람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유가공기술의 발달로 지방제로우유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밋밋한 맛까지 보완하게 되면서 이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저지방우유·지방제로우유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이렇다할 버터시장이 없다는 점은 낙농산업에 위기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국내에 버터수요가 거의 없다는 얘기는 원유를 저지방우유나 지방제로우유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방을 폐기처분하거나 아주 싼 가격으로 처분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결국 유업체들은 낙농가들에게 저지방원유 생산을 요청하게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국내 낙농산업이 스스로 변화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동안 국내 낙농산업은 생산과잉에 따른 쿼터제 도입 등으로 홍역을 치렀으며, 그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다. 그런데 국내 낙농산업은 살아남으려면 또 다시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면 상황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낙농가들은 이 같은 시장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관행처럼 굳어져온 유지방 중심의 사양관리체계에서 벗어나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낙농경영체제를 구축하는데 나서야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