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산물작업장들이 안전한 축산물 생산을 위해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지만 미흡한 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축산물작업장 종사자들의 HACCP제도에 대한 의식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소비자연맹 주관으로 전국의 도축장 85개소와 도계장 34개소에 대한 HACCP운용수준을 평가한 결과 시설면에서는 어느 정도 HACCP 작업장 기준을 맞추고 있으나 HACCP관리에 필요한 종사자들의 인식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 같은 평가결과는 많은 수의 축산물작업장내에서 HACCP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HACCP는 시설도 시설이지만 운용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핵심이며, 운용은 종사자들의 의식에 달렸기 때문이다.

축산물의 안전성 확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식품의 안전성 확보는 국내만의 과제가 아니다. 세계 각국이 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축수산물내 농약과 항생제 잔류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적인 방법이 도입되고, 가공과정에서도 식중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병원성 미생물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HACCP제가 도입돼 시행되고 있다.

여기에다 냉장제품보다 맛에서는 뒤지지만 안전성 확보측면에서 유리한 냉동식품의 공급까지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많은 수의 축산물작업장내 종사자들의 HACCP관리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고, 병원성 미생물 관리에 있어 핵심역할을 해야할 실험실담당자들의 자질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하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 측면의 보완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그동안 HACCP 도입에 초점이 맞춰진 관련 법규를 수정·보완해 축산물작업장 현장에서 HACCP가 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독려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동시에 축산물작업장 종사자들, 특히 경영자의 HACCP 실천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게 형성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HACCP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축산물작업장 경영자의 의지가 미약하다면 축산물작업장에서의 HACCP 적용은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축산물의 안전성 확보에 실패하게 되면 축산업과 축산물작업장은 설자리를 잃게 된다. 축산물작업장 종사자들은 HACCP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면 자신의 일터도 지킬 수 없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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