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줄기가 달린 마늘은 못 들어와. 줄기가 달린 마늘이 더 좋은 거야”
얼마전 가락동 도매시장에서 좌판을 깔고 마늘 장사를 하고 계신 할머니가 인근 주부들을 향해 포장마늘을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을 보았다.
정부가 올해부터 공영도매시장에 줄기가 달린 마늘, 일명 주대마늘의 반입을 금지시키면서 나타난 모습이다.
일흔을 훌쩍 넘긴듯한 할머니로서는 줄기가 달린 마늘이 좋은지, 제거된 마늘이 좋은지 제대로 알고 설명을 하시는지 알수 없다. 다만 모처럼 찾은 손님을 빼았기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에 직접 마늘을 까서 내용물을 확인시켜 주는 할머니를 보며 내심 착찹한 마음을 가눌 수 없었다.
물류비용이나 쓰레기 발생 등을 생각하면 주대마늘 유통은 없어져야 한다.
그러나 도매시장의 반입을 금지시키면서 나타나는 폐해 역시 만만치 않다.
우선 지난달 한달동안 가락동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마늘 물량만 해도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다. 비록 주대를 감안하면 14~15% 감소했다고 하나 상인들이 느끼는 현실은 더욱 비참할 수 밖에 없다. 나머지 절반은 재래시장이나 동네 슈퍼, 도로변 등에 가면 볼 수 있다.
이는 가락동 도매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강서도매시장도 지난해에 비해 마늘 거래량이 17% 수준에 불과하고 구리도매시장도 5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주대마늘의 출하시기가 이달 하순까지임을 생각할 때 올해는 사실상 이대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보다 중요한 것은 올해 나타난 문제점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내년에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도매시장 밖에서도 주대마늘 판매를 금지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정부나 지자체, 관계 기관이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밖에 공동선별비 지급 절차도 간소화해야 하고 산지 공판장을 통한 수매행위를 근절시킬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물론 소비자들이 포장마늘을 선호하게끔 다양한 홍보·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